정은희

 

‘부정적 자극’에 민감하게 진화한 우리들

약 2억 년 전, 인간의 선조인 포유류들이 지구 위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후 약 250만 년 전 석기를 사용할 수 있는 인류의 조상인 호모 하빌리스가 출현한다. 오늘을 사는 우리와 같은 지능과 몸의 움직임 방식을 갖춘 호모 사피엔스는 약 20만 년 전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호모 사피엔스는 손을 이용한 도구와 불을 사용할 수 있었고, 다른 생명체보다 큰 뇌용량을 가졌다. 이들이 지금까지 후손을 안정적으로 남길 수 있었던 중요한 조건들이다. 오늘의 우리들은 호모 사피엔스의 후손이기에 약 20만 년 전에 등장한 현생 인류와 같은 뇌용량과 몸 사용 기법을 고스란히 이어서 살고 있다. 우리의 생명활동은 호모 사피엔스의 생명활동 방식 그대로이다.

우리의 오래된 조상들은 한 끼의 먹을 것을 찾기 위해 반나절 혹은 하루를 걷거나 전력질주 했으며, 사냥과 채집을 하면서 자신들을 공격해오는 모든 위험에 맞서야했다. 이들 호모 사피엔스들에게는 “언제든지 포식자의 공격을 받아 잡아먹힐 수 있다는 두려움 같은 것이 있었다.” (58쪽, 『행복한 뇌 접속』, 릭 핸슨 지음, 담앤북스 출판사) 또한 먹고 살기 위한 사냥과 채집 생활 중 이웃 부락과 먹을 것을 두고 전투를 치르기도 했다. “일부 부락들은 서로 평화롭게 지냈지만, 평균적으로 남자 여덟 명 중 한 명이 부락 간의 전투에서 죽었다. 20세기에 백 명 중 한 명이 전쟁에서 죽는 것과 대비된다.”(59쪽, 『행복한 뇌 접속』, 릭 핸슨 지음, 담앤북스 출판사) 호모 사피엔스는 항상 죽음의 위협을 한 고비 한 고비 넘으며 그 생명력을 이어왔다.

이러한 조건 속에서 인간의 뇌는 ‘기억하기’를 발달시켰다. 하루하루 자신들의 경험을 뇌 속에 기억해나갔다. 아직 확실하지 않은 위험의 낌새가 느껴지면 호모 사피엔스들은 뇌 속에 기억해 두었던 위험의 경험들을 재빨리 떠올렸다. 1초도 되지 않는 시간 동안 떠올려서 지나간 위험의 경험과 대조해 본 후, 도망갈 것인가 말 것인가를 판단했다. 도망가지 않기로 했을 때는 자기 앞에 나타난 상황과 대상을 자세하고 세밀하게 관찰하여 위험요소가 있는지 없는지를 경험으로 저장했다.

위험한 경험을 보다 빠르게 떠올리고 즉각적으로 행동하기 위해, 호모 사피엔스들은 위험한 상황에 공포와 두려움이라는 감정을 붙여놓았다. 위험한 상황과 대상은 즉각적으로 공포와 두려움의 감정을 동시적으로 떠올려지게 해서, 도망가거나 싸울 태세로 전환하는 메커니즘을 만들어갔다. 미지의 대상을 만났을 때, 현생인류는 먼저 냄새를 맡았다. 첫 번째로 냄새를 통해 위험한지 안전한지의 일차적 판단을 하면서 냄새에 따른 감정들을 축적해나갔다. 두 번째로 검지손가락 등 손가락을 이용해서 그것이 무엇인지 촉감을 통해 확인하는 경험을 쌓아갔다. 그렇게 우리의 후각은 오늘까지도 뇌 속의 편도체1)로 연결되어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메커니즘을 형성하게 되었다. 더불어 검지손가락 등 손가락을 통해 감각을 받아들이고, 받아들인 감각에 바탕하여 다시 행동하도록 하는 뇌 속의 손가락 영역이 다른 신체부위보다 크게 자리하도록 진화했다.

이처럼 오래 전 조상들은 항상 생명을 위협하는 다른 포식자와 예측 불가능한 날씨, 안심하고 먹을 수 없는 여러 가지 열매들 그리고 이웃 부족 간의 경쟁 속에서 살아남은 경험을 기억하며 축적해왔다. 이렇게 기억하고 재빨리 감정과 함께 경험을 떠올리는 방식은 죽음의 가능성을 줄여주었다. 이들의 야생 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주 조그만 위험도 생명을 이어갈 수 없다는 위험성을 항상 염두에 두는 것이었다. 위험에 대하여 최대한 민감한 신체 반응을 하도록 수억 년 동안 발달시켜왔다. 우리들은 그렇게 살아남은 호모 사피엔스의 행동양식을 고스란히 이어받은 것이다.

결과적으로 뇌는 부정적 성향을 각인하도록 진화해 왔다. 이런 부정적 성향이 오늘 날과 다른 가혹한 환경에서 생긴 것이기는 하지만, 오늘도 우리가 운전을 하면서 교통 체증에 걸리거나 회의에 늦지 않으려고 허둥대거나 아이들의 말다툼을 해결하거나 다이어트를 하거나 뉴스를 보거나 집안일과 씨름을 하거나 각종 요금을 지불하거나 데이트를 할 때 이런 부정적 성향은 우리 안에서 끊임없이 작동하고 있다. 우리의 뇌는 생존을 위해 부정적인 것에 즉각 반응할 태세가 되어 있다. 

60쪽, 『행복한 뇌 접속』, 릭 핸슨 지음, 담앤북스 출판사

현재의 우리들은 호모사피엔스가 위험 속에서 생명을 지키기 위해 했던 뇌 활동과 신체를 움직이는 메커니즘 그대로 생명활동을 하고 있다. 20만 년 전 호랑이와 독이 든 열매의 위협에 반응하던 신체의 메커니즘은 이제 운전을 하다가 갑자기 끼어드는 상대방 차로 인해 나타나는 신체의 메커니즘이 되었다. 뉴스를 보며 화가 나거나 불안해질 때 움직이는 뇌의 신경연결망은 호모사피엔스가 바스락거리는 나뭇잎소리를 듣고 반응하는 신체 메커니즘과 같다. 이렇게 현재의 우리들은 호모사피엔스와 같이 위험과 불안에 민감한 신체를 가지게 되었다.

 

‘부정적인 자극’이 만드는 몸의 반응

이러한 진화과정에서 중요하게 발달시킨 신경계가 있다. 위험을 감지하고 신체적 행동을 하도록 하는 자율신경계이다. 바로 ‘교감신경계와 부교감신경계’인데, 이 둘을 합쳐서 자율신경계라고 부른다. 이 두 신경계는 우리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자동적으로 우리 몸의 상태를 조율하고 있는 신경계이다. 항상 위험 속에서 생명유지를 해왔던 호모사피엔스의 몸은 ‘위험’이라는 신호가 울릴 때, 즉각적으로 교감신경계의 활동을 통해 특정한 몸의 상태를 만든다. 위험으로부터 빠르게 도주하거나 싸우기 위한 대응 체계이다. 위험의 상황이 종료되어 가면 부교감신경계가 주도적인 역할을 하면서 우리 몸의 안정화를 꾀한다. 이런 방식은 지금도 매순간 우리에게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다. 일상에서 우리는 무거운 과제를 수행할 때, 또는 승진시험 등 인생에서 중요한 시험을 앞뒀을 때, 알 수 없는 대상을 만났을 때 등등의 상황에서 교감신경이 활성화된다. 작게는 일상의 습관을 바꾸려고 뭔가를 시도할 때, 자신의 일상에서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일들을 추진하거나 경험할 때도 교감신경은 활성화된다.

최초의 경보가 울린 후 1~2초 내에 뇌에는 붉은 신호가 켜지며 교감신경계에는 크리스마스트리 마냥 경보등이 잔뜩 들어온다. 스트레스 호르몬2)이 혈관을 타고 온몸으로 흘러간다. 괴로움의 시작인 셈이다. 이때 우리 몸속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에피네프린3)은 심박수를 높여서 심장이 더 많은 혈액을 펌프할 수 있게 하며, 동공을 확장시켜 더 많은 빛을 받아들일 수 있게 한다. 노르에피네프린4)은 혈액을 큰 근육 무리로 보내고 동시에 폐의 세(細) 기관지는 빠르게 기체교환을 하기 위해 확장된다. (중략) 침 분비가 줄어들고 소화기관의 연동운동이 억제 된다. 입안이 바짝 마르고 변비가 찾아온다.

88쪽, 『붓다 브레인』, 릭 핸슨 지음, 불광출판사

교감신경의 활성화에 따른 몸 안의 변화

처음 신체에 위험 신호가 감지될 때, 인간은 두려움과 공포의 감정을 느끼면서 위험을 알아챈다. 두려움·공포의 감정이 편도체를 자극하면 교감신경이 활성화되기 시작한다. 동시에 우리의 기억을 저장하고 있는 해마에서는 이전에 이런 감정과 위험상황이 있었는지 빠르게 경험을 찾기 시작한다. 헌데 이때 편도체가 먼저 나서서 해마가 기억을 찾을 틈도 없이 위험이라고 판단을 내리곤 한다. 편도체는 감정에 민감하다. 실재5)로 벌어지는 일보다도 자신이 느끼는 감정에 우선권을 둔다. 편도체는 뇌 진화의 과정으로 보면 파충류단계에서 형성된 뇌이다. 즉각적이고 생명유지를 위해서 빠르게 행동하도록 자율신경계를 움직이게 하는 부위이다.

편도체는 뇌 속의 시상하부6)에 명령을 내린다. 도망가거나 목숨을 걸고 싸워야할 수 있으니, 혈액을 큰 근육에게 빠르게 공급할 태세를 갖추고 그 외에 소화나 생식과정에 쓸 혈액과 에너지 공급은 차단한다. 이에 따라 소화과정에 필요한 침 분비와 위의 움직임이 멈춘다. 대장도 연동운동을 멈춘다. 상황판단에 필요한 정보를 모으기 위한 눈의 활동을 높이기 위해 동공이 확장된다. 빠르게 도망치거나 싸우기 위해서는 산소가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기관지는 확장된다. 이 상태를 우리는 ‘스트레스 상태’라고 표현한다.

스트레스 상황이 끝나갈 때면 우리 몸에서는 위험해지 신호가 감지되고,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서 몸의 움직임은 반대로 일어나기 시작한다. 눈의 힘이 풀려서 동공은 작아지고, 소화기관은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한다. 장도 연동 운동을 시작한다. 기관지는 평상시 상태로 돌아간다. 편도체는 위험에 빠르게 대처한 감정과 경험을 우선적으로 정리하여 축적한다. 다음에 이와 비슷한 상황에서 보다 더 빠르고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이다. 이어 부교감신경이 활동하는 이 순간을 우리의 몸은 피곤감으로 느낀다. 피를 빠르게 돌리기 위해 많은 활동을 했던 심장과 근육들이 쉬는 과정을 우리는 노곤함으로 느낀다.

문제는 교감신경이 자주 흥분하게 하는 경험, 즉 스트레스 상황이 자주 만성적으로 이어질 때 발생한다. 실재로 위험 상황일 때 스트레스의 상황이 발생하고 교감신경은 흥분한다. 하지만 실재 위험상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스트레스 상황이 될 것이라고 생각할 때가 종종 있다. 약간의 위험성이 감지되어도 약간의 두려움이 느껴져도 스트레스가 될 것 같은 생각에 교감신경은 들썩인다. 스트레스를 받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만으로도 교감신경이 흥분하면서 활동하기 시작한다. 스트레스를 받을 것 같다는 생각이 우리에게 두려움과 공포의 감정을 만들어내고, 이 감정은 편도체를 자극하여 교감신경활성화를 불러온다. 우리의 조상 호모사피엔스가 조금의 위험에도 빠르게 즉각적 대처를 했기 때문에 살아남은 것처럼, 현재의 우리는 호랑이도 독이 든 열매도 없지만 그와 비슷한 상황이 도처에 깔려있다고 생각하고 대비하려 한다.

이처럼 우리 몸은 부정적인 자극에 민감하도록 진화되었다. 그리고 이제 우리의 생명을 위협하는 야생의 포식자는 없다. 하지만 그 자리를 대신하는 많은 것들이 생겨났다. 자신이 스스로 세운 목표, 또는 자신이 속한 조직이 제시하는 과제, 자신을 괴롭게 한다고 느끼는 인간관계와 특정한 상황들이 매일 자신 앞에 펼쳐진다. 이 상황들은 실재로 나 자신을 위협하거나 공포스럽게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자극들을 부정적인 자극으로 여기며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스트레스를 자주 만성적으로 받은 몸은 아주 조그만 스트레스성 자극에도 교감신경이 들썩이게 되고, 이에 따라 몸은 스트레스 상태의 몸이 된다.

 

부교감신경의 활성이 만드는 ‘이완’

앞에서 보았듯이 교감신경계는 ‘투쟁 혹은 도주’를 만드는 신경계이다. 이에 비해 부교감신경계는 투쟁과 도주가 끝난 후 휴식하며 미처 다 못했던 소화를 하는 신경계이다. 부교감신경계는 ‘휴식-소화’의 상황에서 주로 활동한다. 교감신경계가 우리 몸에서 주도권을 잡고 있던 시간이 끝나 가면 부교감신경계가 우리 몸 안에서 주도권을 잡고 다시 몸의 균형 상태를 잡아간다. 긴장상태가 끝나가고 이완의 시간이 찾아온다. 이 두 자율신경계는 “시소처럼 상호작용하여 한쪽이 올라가면 다른 쪽은 내려간다.”(96쪽, 『붓다 브레인』, 릭 핸슨 지음, 불광출판사) 이러한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은 자신이 처하는 커다란 경험과 상황 속에서 작용하기도 하지만 일상에서도 매순간 두 자율신경은 함께 작용하고 있다.

우리는 매 순간 호흡을 한다. 숨을 들이 마실 때 주로 움직이는 신경계는 교감신경계이다. 숨을 마실 때 잘 느껴보면 우리 몸은 살짝 긴장된다. 또한 숨을 내쉴 때 주로 주도하는 신경계는 부교감신경계이다. 숨을 내쉴 때 우리 몸은 이완한다. 또한 교감신경계가 주로 활동할 때의 호흡은 급하다. 부교감신경계가 주도할 때의 호흡은 천천히 느리고 깊게 이루어진다. 이처럼 우리 몸은 아주 작은 순간에도 호흡을 통해서 교감신경계와 부교감신경계의 주도성과 활동을 만들어내며 균형 속에서 생명을 이어간다. 또한 우리가 능동적으로 자신의 삶에서의 여러 일들 해낼 때, 창조적인 활동을 할 때 교감신경이 보다 주도권을 가지고 활동한다. 부교감신경은 이러한 일들을 하고 난 후 편안히 쉬면서 이완하는 순간 주도권을 가지고 우리 몸에서 활동한다.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은 서로 간에 주로 활동하는 시간들을 내어주면서 인간이 보다 활동적이며 창조적인 삶을 살아가도록 하는 신경계이다.

헌데 우리는 부교감신경의 활성화보다 교감신경의 활성화된 때를 보다 확실히 인식하곤 한다. 교감신경의 활성으로 만들어지는 몸의 변화가 확연하기 때문이다. 교감신경이 활성화 되었을 때, 우리 몸은 투쟁-도주 상태이기 때문에 주로 긴장하게 된다. 이때의 몸은 편안할 수 없다. 우리는 종종 교감신경이 활동하지 않을 상황에도 교감신경이 항진되어 몸의 불편함을 겪을 때가 있다. 긴장감이 높아져서 실수를 하게 되는 상황도 발생한다. 위험과 두려움의 순간이 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알면서도, 우리 몸은 교감신경이 활성화되어 심장이 두근두근하곤 한다. 부정적인 생각과 지나간 부정적인 경험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우리 몸의 교감신경은 크게 활성화된다. 자율신경인 교감신경은 우리가 의식적으로 조절할 수가 없다. 저절로 부정적인 자극에 눈이 가고, 그에 따라 그 부정적인 자극은 부정적인 경험을 떠올리게 하고 다시 그 경험을 되새기면서 우리 몸은 긴장되고 교감신경이 활성화되는 패턴을 반복한다. 매번 긴장하고, 잠시 이완 혹은 피곤하고 이어서 또 다시 긴장되는 상황의 패턴이 이어진다.

앞에서 보았듯이 교감신경의 활성화를 우리가 굳이 연습할 필요는 없다. 교감신경은 연습하지 않아도 우리를 너무 자주 찾아온다. 오히려 우리가 좀더 활성화 시켜야할 신경계는 바로 부교감신경계이다. 때문에 부교감신경의 활동을 높이는 시간과 경험을 많이 갖는 것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참으로 중요한 일이다. 부교감신경의 활동 시간이 길어진다는 것은 우리가 보다 편안한 이완 속에 있음을 뜻한다.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되었을 때의 몸은 침의 분비가 왕성하다. 침은 우리 몸 안을 돌고 있는 중요한 진액7)이다. 침이 잘 분비된다는 것은 진액이 잘 순환하고 있다는 뜻이다. 또 부교감신경이 주도적으로 활동할 때 우리의 소화기관은 충분히 편안하게 소화의 역할을 한다. 위로 들어온 음식이 몇 시간에 걸쳐서 잘게 부셔지고, 십이지장을 통해 소장으로 들어간 음식물들은 아미노산·포도당·지방산으로 바뀌어 우리 몸을 골고루 순환하게 된다. 이때 소장과 대장의 중요한 활동이 바로 연동운동이다. 부교감신경은 장의 연동을 높이는 신경계이다. 부교감신경의 활성화로 우리는 편안하게 소화하고 편안하게 이완될 수 있다. 이처럼 “부교감신경 활성의 주된 작용으로 편안하고 평화로운 기준선이 설정된다.”(98쪽, 『붓다 브레인』, 릭 핸슨 지음, 불광출판사)

행복한 삶을 위한 최선의 처방은 부교감신경계 활성에 의한 기준선을 확보하고 생기와 활력을 위해 완만한 교감신경계 활성을 더하며, 대대로 찾아오는 기회나 위협에 대한 대응으로서의 교감신경계 급등을 조화시키는 것이다.

101쪽, 『붓다 브레인』, 릭 핸슨 지음, 불광출판사

이완은 반복된 연습을 통해서 만들어질 수 있는 몸의 상태이다. 내가 나 자신을 이완시키는 것은 나의 선택으로 가능하다. 하지만 우리는 이완과 부교감신경활성을 그 자체로 느끼지 못할 때가 많다. 스스로 능동적으로 만들어내지 못하고, 단지 교감신경 활동 후에 찾아오는 피곤감이나 노곤함으로만 느낀다. 더불어 아무런 긴장감이 없을 때 종종 찾아오는 지루함으로 느끼기도 한다. 스스로의 능동적인 활동으로 만들어내는 이완은 편안함과 생기와 활력을 만들어낸다. 생기와 활력이 있는 생활 중에 교감신경이 활성화될 순간이 찾아오면, 이 상황이 실재로 자신을 위협하는 상황인지 아니면 이전 경험에 비추어서 막연히 위협적인 상황인지를 알아볼 여유를 갖게 된다. 교감신경 활성이 이끄는 대로만 끌려가지 않을 수 있는 가능성을 만들어 갈 수 있다.

능동적인 이완을 자주 경험했던 몸은 부교감신경이 주도권을 가져야 할 시간이 언제인지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자기 몸이 자신에게 보내는 이완의 시간이라는 신호를 알아듣는다. 이완을 스스로 만들고 연습함으로써, 이완의 시간 동안 부교감신경의 활성화가 만들어내는 생기와 활력을 경험한다. 이 생기와 활력이 일상에서 교감신경 활성화를 통해 만들어지는 창조적인 순간들의 중요한 바탕이 된다. 이렇게 부교감신경이 활동하는 이완의 순간을 자주 경험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도구가 있다. 그 도구들 중 하나가 바로 ‘요가’이다.

 

‘프라나야먀(요가 호흡)’의 연습은 이완의 연습이다

요가는 매순간 호흡과 함께 하는 몸의 움직임이다. 요가를 한다는 것은 스스로 자신의 몸을 능동적으로 움직이겠다는 마음의 표현이다. 요가를 수행할 때, 대부분 호흡을 들이 마시고 내쉬는 안내를 받게 된다. 요가를 안내하는 사람은 대체로 호흡을 마시고 난 후, 내쉴 때 동작을 하도록 안내한다. 호흡을 마실 때 몸에 생기는 약간의 긴장감과 함께 동작을 하면 긴장감이 좀 더 올라가기 때문이다. 호흡을 내쉬면서 동작을 하게 되면 이완의 상태에서 동작을 하게 됨으로써 좀 더 편안한 동작으로 들어설 수 있다. 바로 요가와 동작과 호흡을 한다는 것은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의 활성화를 지속적으로 연습한다는 의미가 된다.

요가 동작을 하면서 호흡을 자신의 힘으로 조금 조율할 수 있는 몸 상태가 되면 안내하는 사람은 마시는 호흡보다 내쉬는 호흡을 좀더 길게 하기를 권유한다. 숨을 길게 내쉰다는 것은 내쉬는 호흡과 함께 몸이 이완됨을 뜻한다. 부교감신경의 활성화를 연습하여 긴장감이 드는 상황에서 스스로의 힘으로 이완을 경험할 수 있는 씨앗을 뿌리는 것이다.

요가에서는 호흡을 ‘프라나야마’라고 부른다. “프라나는 숨, 호흡, 생명, 활기, 바람, 에너지와 힘을 의미한다. (중략) 야마는 길이, 확장, 뻗음 또는 제한을 의미한다. 따라서 프라나야마는 호흡의 길이와 그것의 조절을 의미한다.”(52쪽, 『요가 디피카』, 아헹가 지음, 법보신문사) 요가에서는 요가의 동작을 하면서 동시에 자신의 호흡을 본인의 힘으로 조절하면서 실행하는 연습을 한다. 요가의 동작을 하면서 호흡하면 공간 속에 있는 생명력과 활기, 에너지를 몸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몸으로 들어오는 들숨은 몸 안의 에너지를 순환시키는 풀무질의 역할을 한다. 몸 안에 에너지가 순환한 후 만들어지는 찌꺼기는 내쉬는 호흡과 함께 내보낸다. 들이 마시고 내쉬는 호흡의 길이를 자신의 힘으로 조율하면서, 호흡을 통해 자신 안의 에너지와 자기 밖의 에너지를 서로 순환시킨다. 앞에서 보았듯이 우리 몸의 구조에 따라 자율신경계인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은 의식적으로 조절하기가 매우 어렵다. 하지만 이 자율신경계를 조절하는 연습을 할 수 있는 방법 중의 하나가 바로 호흡이다.

요가를 지속적으로 수행했던 수행자들은 말한다. “올바른 방법으로 호흡을 느리고 깊게 하여야 한다. 이런 호흡은 호흡기를 튼튼히 하고, 신경 조직을 안정되게 하고, 갈망을 줄여준다.”(53쪽, 『요가 디피카』, 아헹가 지음, 법보신문사) 요가에서 호흡 수련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신경 조직의 안정이다. 교감신경의 활성화는 시도 때도 없이 우리를 찾아온다. 아주 작은 자극에도 교감신경은 들썩이며 흥분한다. 요가의 호흡 수련은 부교감신경을 활성화시키는 연습을 지속적으로 하는 것이다. 호흡훈련을 통해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서 능동적인 이완상태에 들어선다. 이런 연습이 지속적으로 이어진다면 교감신경이 위험이라는 신호을 느끼고 흥분하려할 때, 잠시 멈추게 할 수 있다. 눈 앞에 실재로 벌어진 상황이 우리의 목숨을 위협할 정도의 공포의 상황인지 좀 더 찬찬히 보게 한다. 실재 벌어지지 않았고, 위험할지 모른다는 생각만으로 교감이 흥분하려하는 상황인지도 스스로 지켜볼 수 있는 가능성을 만들어 준다.

호흡과 요가의 동작을 지속적으로 연습함으로써 우리는 이완과 부교감신경의 활성화를 꾀할 수 있다. 이런 경험이 쌓이게 되면, 진짜 실재하는 공포와 두려움의 상황인지 아니면 스스로 만들어낸 공포의 감정인지 구분할 수 있는 힘을 만들어 가게 된다. 이런 상태를 요가에서는 호흡을 통해 신경조직이 안정되며, 자신이 만드는 망상 속으로 들어가는 자신을 저지하게 된다고 말한다. 망상은 스스로의 갈망이 있는 자리에서 시작된다. 갈망이 줄여진다면 망상 속으로 들어서는 자신을 조율할 수 있다. 그러한 힘을 만드는 연습의 과정이 바로 요가 수련의 과정이다.

1) 편도체 : 편도체는 정서적인 정보를 통합하는 피질하 구조물의 집합인 변연계 중 해마의 끝 부분에 위치한다. 편도체는 10개 이상의 핵으로 이루어졌으며, 크게 기저외측핵(basolateral nuclei), 피질내측핵(corticomedial nucle), 중심핵(central nuclei)으로 나뉜다. 각각의 핵은 다른 경로에서 들어온 감각 신호를 받아들이며 뇌의 다른 부분 및 신경계로 전달한다. 기저외측핵은 신체 감각 기관을 통해 수용되는 정보들을 받아들이며, 이를 대뇌 피질로 전달하여 감정적인 경험을 구성하게 한다. 피질내측핵은 후각 신호를 수용한다. 중심핵은 편도체로 들어온 감각 신호를 수용하여 자율 신경계로 신호를 전달한다. 시상하부로 전달된 신호는 자율신경 반응에 의해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 및 신체적 각성 등의 생리적 반응을 유발한다.
2)스트레스 호르몬 : 급성 스트레스에 반응해 분비되는 물질로, 스트레스에 대항하는 신체에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해 주는 역할을 한다. 대표적으로 코르티솔(cortisol)은 콩팥의 부신 피질에서 분비되는 스트레스 호르몬이다. 코르티솔은 외부의 스트레스와 같은 자극에 맞서 몸이 최대의 에너지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하는 과정에서 분비되어 혈압과 포도당 수치를 높이는 것과 같은 역할을 수행한다. 스트레스에 대해 코르티솔이 몸에서 분비되는 과정은 다음과 같다.
3)에피네프린 : 부신의 안쪽에 위치하는 부신수질에서 생성되는 물질로 호르몬인 동시에 신경전달물질 기능을 한다. 심장박동 수를 증가시키고 혈관을 수축시키며 공기가 드나드는 기관의 팽창을 유도한다. 또한 교감신경계에서의 싸움-도망 반응(fight-or-flight response)에 관여하기도 한다.
4)노르에피네스린 : 교감신경계의 신경전달물질 및 호르몬으로 작용할 수 있는 물질로, 기본적으로 교감신경계를 자극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교감신경계에서 신경전달물질로 작용하기도 하며 호르몬으로도 작용하는 물질로서 부신수질에서 생성된다. 기본적으로 교감신경계를 자극하는 기능을 가졌기 때문에 분비되면 집중력 증가, 혈류량 증가, 대사활동 증가 등의 효과가 있다.
5) 실재(實在) : 실제로 존재함, 철학·변증법적 유물론에서 인간의 의식으로부터 독립하여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물질세계, 철학 관념론에서, 사물의 본질적 존재.  실제(實際)는 사실의 경우나 형편이라는 의미로, 어떤 ‘사실’에 초점을 둔 말로 쓰거나, 본인이 보거나 듣거나 하는 경험을 통해서 무엇인가를 직접 하거나 느끼는 것을 이야기한다.
6) 시상하부 : 자율신경계의 활성화를 이끌면서 특정한 대사과정에 관여한다. 시상하부는 중추신경계의 많은 부분과 연결되어 있어 매우 다양한 신호에 반응이 가능하다. 이러한 이유로 시상하부는 호르몬과 행동적 생체주기와 복잡한 신경내분비 기작, 항상성 유지 메커니즘 등과 같은 다양한 생체 반응을 조절한다. 그 예로 음식 섭취, 체온, 배고픔, 갈증, 피로, 수면, 생체주기 등을 조절한다.
7) 진액 : 음식물을 먹은 다음 위(胃) · 비(脾) · 폐(肺) · 삼초(三焦) 등 장부의 작용에 의하여 생기는 영양 물질. 진액은 오장 육부를 비롯하여 온 몸을 영양할 뿐 아니라 해당 조직들과 기관들을 원활하게 하여 생리적 기능이 정상적으로 유지되도록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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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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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혜

글을 읽고서 호흡과 같은 능동적 이완이 실제로 현실이 어떤지를 천천히 볼수있는 힘을 주는구나를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호흡의 원리를 알게되니 명상할 때 도움이 되었어요. 긴장과 불안이 올라왔을때 명상이 안되서 속상하고 자책하는게 아니라 그냥 교감신경이 자극되겠구나..하고 단순히 생각하게 됩니다. 또 그걸 천천히 보려면 부교감신경을 활성화시킬 호흡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고 바로 호흡을 하고요. 원리를 알고나니 평상심으로 돌아가기가 쉬워졌습니다. 마음을 보는게 잘안되서 속상하고 막막했는데, 부교감신경이 작동하는 신체를 주도적으로 만들어야 ‘나의 마음을 본다’는 것이 가능할 것같다는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