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성준입니다^^

요 며칠 날씨가 정말 좋지 않았나요?

물론 이 후기를 쓰고 있는 지금은 장마가 시작되려고 하지만

장마 직전의 날씨들은 정말 좋았던 것 같아요.

이번에 함백 가는 길에도 날씨가 얼마나 좋던지 눈이 부시더라구요.

원주의 하늘도 이쁘고

 

 

푸르른 밭의 하늘도 멋지고

 

 

 

벌써 키가 훤칠히 자란 옥수수밭의 하늘과

 

 

 

동강 위에 있는 영월의 하늘도 좋았지만

 

 

 

뭐니뭐니 해도 함백의 하늘을 따라 잡을 수 없더라구요.

 

 

 

눈이 부시게 파란 함백의 하늘은 정말 최고였어요 ㅎㅎ

 

 

파란 함백의 하늘을 구경하고 나서 저희는 점심을 먹으러 갔어요.

요즘 가던 ‘박부자네 식당’이 문을 닫아 어디로 갈까 하다가 처음으로 ‘영월식당’이라는 곳에 갔답니다.

가서 김치찌개를 먹었는데 정말 맛있었어요!

정미누나는 맛있는 함백의 식당들 중에서도 가장 좋았다고 하더라구요.

영월식당은 조금 허름한 느낌이 있었지만 맛은 자극적이지 않고 담담한데 맛깔스러워서 부담되지 않고

술술 넘어가더라 구요 ㅎㅎ

맛있게 점심을 먹고 이제는 세미나 하러 출발~!

 

 

 

저번 주에 이어 오광호 선생님과 『양명학 공부』로 함께 세미나를 했어요.

아쉽게도 윤진샘은 몸이 좋지 않으셔서 못 오셨답니다 ㅜㅜ

 

 

 

각자 좋았던 부분을 읽고

 

 

서로의 생각들을 나누었어요.

정미누나는 카잔차키스 전공자 답게 양명을 공부하면서도 조르바와 연결시켰어요.

 

제자가 입지(立志)에 대해 여쭈었다.

선생께서 말씀하셨다.

입지라는 것도 바로 진리와 하나가 되었다는 뜻이다. 모든 생각이 항상 진리를 탐구하는 것, 그것이 입지다. 이렇게 계속 진리를 탐구해서 오랫동안 간다면 진리라고 하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도가에서 말하는 ‘결성태’ 즉, 뱃속에 태가 생긴다라고 한다.

(도가에서 오랜 수련을 통해 단전에 힘의 자리가 맺히는 것을 결성태라고 한다. … 마치 오뚜기 인형처럼 힘의 중심을 밑으로 집중하여 항상 바로 서도록 하는 것을 말하며, 무게 중심이 맨 밑바닥으로 향하도록 하여 부동심을 얻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유영모 선생께서도 말하기를 사람이 마음의 중심을 어디에 두어야 하는가, 지구 한복판 가운데 두어야 한다. 그래서 지구 중심과 내 마음이 하나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고 했는데, 장자도 마음을 너의 발바닥에 두라는 말을 했다. 다시 말해 머리에 마음을 두면 번뇌가 되니까 항상 무념무상이 되어야 한다.)

김흥호,『양명학 공부 1』, 솔, p81, 17조목

정미누나는 유영모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마음을 지구 한복판에 둔다”는 부분을 보고 조르바의 뱀이 생각났다고 해요.

이런 생각이 들었다. 조르바는 학교 문 앞에도 가보지 못했고 그 머리는 지식의 세례를 받은 일이 없다.
하지만 그는 만고풍상을 다 겪은 사람이다.
그래서 그 마음을 열려 있고 가슴은 원시적인 배짱으로 고스란히 잔뜩 부풀어 있다.
우리가 복잡하고 난해하다고 생각하는 문제를 조르바는 칼로 자르듯, 알렌산드로스 대왕이 고르디아스의 매듭을 자르듯이 풀어낸다.
온몸의 체중을 실어 두 발로 대지를 밟고 있는 이 조르바의 겨냥이 빗나갈 리가 없다.
아프리카 인들이 왜 뱀을 섬기는가? 뱀이 온 몸을 땅에 붙이고 있어서 대지의 비밀을 더 잘 알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렇다. 뱀은 배로, 꼬리고 그리고 머리로 대지의 비밀을 안다. 뱀은 늘 어머니 대지와 접촉하고 동거한다.
조르바의 경우도 이와같다. 우리들 교육받은 자들이 오히려 공중을 나는 새들처럼 골이 빈 것 들일뿐…,

니코스 카잔차키스,『그리스인 조르바』, 열린책들, p95

정말 이렇게 보니 유영모 선생님의 말과 카잔차키스의 말이 겹치는 것 같았어요.

우리는 항상 머리를 써서 앞날을 예상하고, 걱정하고, 과거에 연연하며 사는 것 같아요.

하지만 마음을 진리에 두고, 땅바닥에 두고, 발바닥에 둔다면 조르바처럼 어떤 사건이 와도 흔들리지 않고 지금 나의 행위와 현장에 집중해서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세미나가 끝나고 이제는 위스타트로 고고~!

옹기종기 모여있는 아이들의 이름을 부르고

몇몇의 친구들이 상품(초코 쿠키)을 타기 위해 요즘 배우고 있는 ‘나무노래’를  보지 않고 불러보았어요.

첫 번째 팀은 버벅거리다 탈락~!

두 번째 팀은 위기가 있었지만 간신히 통과해서 상품을 받았답니다.

이야기를 듣고 퀴즈를 풀고 마지막 쓰기시간!!

 

아이들의 열기가 느껴지시나요?

저는 아이들이 이렇게 열심히 하는 건 처음 봤답니다 ㅎㅎ

아이들이 열심히 하는 이유는 바로 초코 쿠키!

가장 성실히 하고 잘한 팀에게 초코 쿠키를 선물로 주겠다고 하니

평소와 다른 모습에 놀랐어요 ㅎㅎ

다들 너무 열심히 해서 우위를 가릴 수 없어

가지고 갔던 간식을 모두 풀고 왔답니다 ㅎㅎ

함백 산장의 성실하고 멋진 학생들인 유겸이와 성민이는 오늘도 빠지지 않고 왔답니다.

아이들이 뭘 보고 저렇게 재밌어 하고 있는 걸까요?

저 사진이 보이시나요?

바로 장금샘의 리즈(?)시절 사진이었어요 ㅎㅎ

장금샘의 패션과 표정이 아이들을 빵 터지게 할만하죠? ㅎㅎ

유쾌하게 웃고 나서는 다시 진지하게 공부시작!

정미누나는 천자문 수업을 하다가 저희 이사님의 새로운 이름인 ‘羲 복희씨 희’자를 발견하고 즐거워 했어요 ㅎㅎ

복희씨가 너무 길다고 느껴질 때는 희샘이라고 불러도 되려나요?  희희

전 본부장인 옥현이모는 오늘도 오셔서 텃밭 관리에 대한 노하우를

저희에게 알려주신 후 바람같이 사라지셨답니다 ㅎㅎ

오늘 명진이는 격주로 있는 ‘드라이 플라워’ 수업이 저녁에 있어서 오지 못했고  지수만 와서 함께 세미나를 했어요.

아이들과 사피엔스를 읽은지 정말 오래되었는데 이제 드디어 끝이 보이기 시작한답니다!

다음 주면 드디어 끝이라 소소한 파티를 하기로 했어요 ㅎㅎ

지수는 숙제로 저번에 읽었던 어린 왕자에서 그리고 싶은 부분을 필사해왔어요.

지수가 필사한 부분은 어린 왕자가 술주정뱅이를 만난 부분이었어요.

다음 별에는 주정뱅이가 살고 있었어요. 이 별에는 아주 잠깐 들렀을 분이지만 어린 왕자의 기분을 몹시 우울하게 했어요.

“거기서 뭘 하고 있나요?”

어린 왕자가 주정뱅이에게 말했어요. 그 주정뱅이는 빈병 한 무더기와 술이 가득 찬 병 한 무더기를 앞에 놓고 말없이 앉아 있었어요.

“술을 마시고 있지.”

주정뱅이가 침울한 표정으로 대답했어요.

“술을 왜 마셔요?”
“잊기 위해서야.”
“무엇을요?”

어린 왕자는 어쩐지 측은한 생각이 들어서 물었어요.

“부끄러운 걸 잊기 위해서야.”

주정뱅이가 고개를 떨어뜨리며 고백했어요.

“뭐가 부끄러운데요?”

어린 왕자는 그를 도와주고 싶었어요.

“술 마신다는 게 부끄러워!”

주정뱅이는 말을 끝내고 입을 꼭 다물어버렸어요.
어린 왕자는 당황해서 그 별을 떠났어요.
‘어른들은 정말로 이상해’ 여행을 하는 동안 그는 마음속으로 그렇게 생각했어요.

-생택쥐베리, 『어린 왕자』, 술주정뱅이 별

지수에게 이 부분을 왜 필사 했냐고 물어보니까

술주정뱅이의 모습이 자신의 모습 같아서 했다고 하더라구요.

자기도 핸드폰(게임, 만화, 영상)을 너무 많이 한다는 게 안 좋다는 걸 알고 있는데

알고 있으면서도 그걸 놓지 못하고

오히려 그런 생각을 하기 싫어서 더 핸드폰에 몰입해서 하게 된다고 해요.

그 이야기를 들으니 자기도 나쁘다는 걸 알면서도 계속하는 아이들이 정말 안타깝더라구요.

과연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고민이 되네요^^;

밤 9시에 어김없이 돌아온 주역시간!

오늘도 정미누나는 고뇌하고 있네요 ㅎㅎ

다음날 아침, 저희가 올라가는 길에 아직도 달이 희미하게 남아서 저희를 배웅해주었어요.

그럼 다들 습하고 더운 장마 기간 잘 보내시기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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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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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彬

함백으로 가는 길 그리고 함백의 풍경은 정말 외국같이 느껴지네요~~ 뿌연 미세먼지 속에 주로 있으니 맑은 하늘을 보면 너무 신기하고 또 함백에 놀러가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ㅎㅎ 지수샘이 필사한 어린 왕자 이야기도 공감되는 거 같아요!! 부끄러운 걸 알면서도 부끄러운 행동을 하는 저의 모습도 떠올려봅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