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형진(장자스쿨)

 

<감이당홈페이지에 들어가면 4개의 구호-“도심에서 유목하기”, “세속에서 출가하기”, “일상에서 혁명하기”, “글쓰기로 수련하기”-를 볼 수가 있다유목을 초원이 아닌 도심에서출가를 산속이 아닌 세속에서혁명을 아스팔트가 아닌 일상에서글쓰기를 숙제하기가 아닌 수련하기라고… 하나하나를 음미해보면 상식적 생각을 뒤집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로웠다그 흥미로움이 나를 <감이당>으로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그렇게 시작한 <감이당공부의 최대 수확 중의 하나는 니체를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2014년 <감이당>에 처음으로 접속하면서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이하 ‘차라투스트라’)를 읽게 되었다잠언 형식의 이 책은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지만, “나를 따르지 말고 너희 자신을 찾아 너희 길을 가라는 문장 등이 그 당시에 인상적으로 남았었다. 20대 때 마르크스를 읽고 가슴 뛰었던 기억이 있다그 시절 많은 사람들이 그랬던 것처럼 그를 따라서그가 보여준 새로운 세상에 대한 열망으로 거리로 나와 독재정부에 항거하고 민주화를 위해 살려고 했었었다그 이후 열정과 격정은 사라지고메마르고 무거운 대의와 신념만이 남아 사명감과 부채감으로 지냈다는 생각 때문에 그 문장이 인상적으로 읽혔던게 아닌가 싶다하여튼 그런 몇몇 문장으로 인해서 니체에 대한 무관심은 호감으로 변하였다.

2016년부터 대중지성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책읽기와 글쓰기를 하고 있다. ‘책읽기는 알았던 것을 새롭게 알아가고몰랐던 것을 처음으로 알게 되는 쏠쏠한 즐거움이 있었다그리고 에세이 쓰기를 통해서 나를 들여다보고내 생각의 변천을 더듬어보니 글쓰기가 왜 수련하기인지를 느끼게 해주었다첫 에세이에서 <감이당공부를 통해서 인생의 출구를 찾고 싶다고 했고다음 에세이에서는 성인되기’ 공부를 하겠다고 썼으며최근 에세이에서는 인생의 출구’, ‘성인되기는 삶의 태도와 자세 변화의 문제이자가치 전도(顚倒)의 문제라고 했는데, 그런 일련의 과정에서 내가 수련되고 있음을 느꼈기 때문이다.

올해 2019년은 고전 리라이팅 공부를 통해서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를 1년동안 읽어보려고 한다. 니체를 더 깊게 알고 싶고최근 나의 에세이에서 썼던 가치 전도의 문제를 좀 더 구체적으로 풀고 싶다는 생각에서 니체의 대표적인 사유가 담긴 『차라투스트라』를 선택하게 된 것이다. ‘니체’는 이 책을 통해서 서양 정신사를 지배해왔던 신이 죽었음을 선언했다. 신을 죽임으로써 우리들에게 기존의 가치에 얽매이지 말고,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자가 되라’고, ‘창조’가 있기 위해선 ‘파괴와 몰락’이 있어야 한다는 것도, ‘가치 전도의 문제’가 ‘가치 창조의 길’이라는 것을, 새로운 가치를 생각한다면 스스로의 파괴와 몰락이 있어야 한다는 가르침을 주었다.

새로운 세상을 꿈꿨지만 이제는 안정을 희구하는 자가 되어가고 있는 나와 같은 중년들에게 제안한다어쩌면 지금은 우리에게 과거와는 다른 혁명이 필요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말이다과거에 우리가 가졌던 (어쩌면 지금도 가지고 있는) ‘가치조국과 민족을 위해민중을 위해을 의심해보자우리가 지난날에 속물적이라고 얘기했던 것들명예권력등 을 지금에 와서는 그것을 욕망하고 추구하고 있는 우리의 모습을 들여다보고그 가치를 파괴시키고그런 자기를 몰락시키자남은 인생을 파괴와 몰락의 길’, 즉 ‘가치 창조의 길을 따라 다르게 살아보자그렇게 삶의 방향을 틀어보자삶의 방향을 바꾸는데는 용기가 필요할 것이다『차라투스트라』가 용기를 북돋워 줄 것이다그 길을 경쾌하게 무엇인가를 시도하고스스로에게 물어보며 걸어가보자재밌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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쩡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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쩡하오

니체가 사용한 단어들 중에서 ‘몰락’이라는 단어는 여러모로 참 가슴을 울리는 것 같아요.
삶의 방향을 트는,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 어렵게 느껴질 때마다
엄청난 열기로 용기를 북돋아주는 니체의 글들!
그런 니체와 중년샘들의 만남이라니, 어떤 재밌는 춤이 펼쳐질지 기대해도 되죠?! ㅎㅎㅎ

장자스쿨청강생
Guest
장자스쿨청강생

장자스쿨에 유일한 중년 남성인 형진샘! 마르크스에서 니체로! 중년 남성을 대표^^해서 어떤 가치를 파괴하고, 또 창조하실지 기대가 됩니다. 정말 선생님처럼 즐겁게(?) 대화 가능한 중년 남성분을 찾기란 쉽지 않은 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함께 공부하고 계신 샘, 대단하십니다ㅎㅎ

moon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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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彬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기 위해서는 파괴와 몰락이 필요하다는 말은 자꾸 되새겨 지내요. 지금 상태를 유지한 채로 새로운 것을 만들지는 못하나? 파괴와 몰락은 너무 힘든 것 아닌가? 하는 질문들과 함께요. 한편으로는 이런 질문이 드는 제 마음 속에는 편하고 싶다, 안정적으로 살고 싶다, 좋은 것만 누리고 싶다는 욕심이 있다는 생각도 들어요~ 선생님은 니체와 만나서 어떤 걸 파괴하고 창조할지 기대되고 궁금하네요~ 중년의 남성의 파워를 보여주세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