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8월 19일 열하로 떠난 팀,

“창희제의 연행록” 여행의 두 번째 후기를 맡게 된 김해완입니다.

넷째 날 아침, 두 번째 후기를 누가 쓰느냐를 가지고 설왕설래가 있었는데요.

가위바위보에서부터 사다리타기까지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었습니다.

결국 저희는 카카오톡에 갈린 사다리타기를 통해 후기를 결정하기로 했지요.

그리고 제가 카카오톡 그룹챗을 열었을 때의 결과는…?

ㅠㅠㅠㅠㅠㅠ. 이것은 저의 얼굴이구요.

^^^^^^^^^^^^. 이것은 빈과 명의 얼굴입니다.

후기 안 써서 신난 두 사람!

쉬이 결과에 승복할 수 없었던 저는 한 번만 가위바위보를 해보자고 했으나, 깔끔하게 참패를 당했습니다.

겸허히 결과를 받아들이고 후기의 업무를 받아들이게 되었지요.

결국 열하여행의 후기는 제천 사과농장 김남매가 맡는 것으로……

ㅋㅋㅋ

넷째 날에는 열하를 떠나 고북구장성을 통과하여 북경으로 되돌아가는 일정이었습니다.

열하를 떠나기 전에 23m 목재 불상으로 유명한 보녕사를 마지막으로 들렸다 가기로 했습니다.

보녕사는 건륭제 때 창립된 사찰로, 입구에는 건륭제가 친히 직접 썼다는 간판이 걸려 있습니다.

중국어, 만주어, 몽골어, 티벳어 총 네 가지 언어로 썼다고 합니다.

이것만 봐도 외부를 끌어안는 청나라 제국의 배포를 가늠할 수 있지요.

들어가자마자 코끼리, 원숭이, 토끼, 새가 차례차례 올라선 사합상이 저희를 맞이합니다.

전설에 의하면, 이 네 마리의 동물들은 복숭아를 따기 위해서 서로 협동을 했다고 합니다.

화목과 평화를 상징하는 불상인 셈이지요.

기념으로 찰칵, 단체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 후 쭌언니가 보녕사의 역사와 건축에 대해 설명을 해주십니다.

보녕사는 앞쪽 부분은 한족스타일로 건축되었고, 뒤쪽 부분은 티벳스타일로 건축되었습니다.

제가 보기에 한족스타일의 절은 한국의 사찰과 비슷하게 건물이 나직나직한데, 티벳식 절은 항상 계단을 올라가야만 하는 것 같아요.

저희가 보고 싶은 거대 목상은 계단을 올라서 사찰의 뒷부분까지 가야 하더라고요.

그래서 우선 앞부분을 통과합니다~

대웅보전에서 한참 공부 중인 스님들께 합장 인사 한 번 하고 건물을 돌아나가보니,

어제도 봤던 반가운 마니차들이 일렬로 쭉 늘어서 있습니다.

한 번 돌릴 때마다 경전을 한 번 읽는 효과를 낼 수 있다니……

이런 아름다운 꼼수(?)를 실제 공부에도 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저희는 이런 농담을 진담처럼 하며 열심히 마니차를 돌렸습니다!

마니차를 다 돌리자 이제 사찰의 뒷부분, 티벳식 건축물이 등장합니다.

위에서도 말씀드렸지만 보녕사의 명물인 거대 목조 불상은 바로 이곳에 있습니다.

창희쌤은 조금 고단하셨던지 밑에서 쉬겠다고 하셔서

청년 네 명과 혜숙쌤, 장금쌤, 쭌언니만 위 사찰로 올라갔습니다.

바로 이 건물에 천수보살이 계십니다.

들어가보니, 그저 입이 떡 벌어집니다.

역시 듣는 것과 보는 것은 다르네요.

도대체 이렇게 거대한 목재는 어디서 구한 것이며, 어떻게 이곳까지 운반한 것이며, 또 어떻게 이렇게 조각을 했을까요?

(쭌언니 왈, 나무는 미얀마에서부터 운반된 것이라고 합니다. 세상에…….)

옛날 사람들의 기술과 불심, 그리고 엄청난 노동력을 동원해내는 정치력은 언제나 상상초월입니다.

천수보살 뿐만 아니라 벽면을 장식한 작은 불상들도 대단했습니다.

좌우상하로 쫙 늘어선 황금빛 부처님을 마주하자 마음이 탁 내려앉았어요.

이것이 황제가 건설한 사찰의 위엄!

저희도 절로 경건해져서 삼배를 드렸답니다~

택견 수업의 번창을 기원하며 삼배를 올리는 매너지&사범.jpg

그 후에는 아래로 내려와 창희쌤과 합류, 즐겁게 보녕사를 떠났답니다.

그냥 떠난 것은 아니구요, 중간에 즐거운 쇼핑타임이 있었어요.

보녕사 출구에 여러 가게들이 주르륵 늘어서 있는 게 아니겠습니까?

(쭌언니에 의하면 중국의 관광지는 언제나 그렇다고 하네용.)

그곳에서 창희제께서 저희에게 선물을 하사해주셨습니다.

저와 명이 언니는 목걸이를 받았구요.

저희 뿐만 아니라 연구실의 기쁨조 겸제와 수빈이의 가방도 득템! 했구요.

사합상에서 천수보살, 쇼핑까지~ 아주 알찬 열하 일정이 아닐 수 없습니다 ^^

자, 이제 정말로 열하를 떠날 시간입니다.

이제 연암의 발자취를 따라서 고북구장성으로 출발합니다.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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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들은 이동 중에도 풍경을 바라보며 여정을 즐겼던 반면, 청년들은 차만 타면 잤다는 건 안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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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밥은 먹어야겠죠?

저희가 가장 기다리는 시간인데 ㅎㅎ

그리하여, 고북구장성에서 16km 남은 시점에서 한 시골 음식점에 들어갑니다.

그런데 아뿔싸! 저희보다 한 발 일찍 온 대가족이 음식을 정말로 ‘폭풍주문’ 하시는 바람에,

저희는 음식을 시켜놓고도 볶음밥만 퍼먹으면서 하염없이 간식을 기다려야 했답니다.

그 사이에 저희는 저와 빈이 열하에서 구매한 얼굴마사지기로 ‘틈새양생’을 실천했답니다.

볶음밥 밖에 없어서 슬퍼하는 빈.

시원하게 마시지하고 계시는 장금쌤. 창희제의 얼굴도 한 번 밀어주십니다.

장금쌤은 빈이에게 마시지기를 공유함으로써 서로의 ‘상피세포’를 섞어야 한다고 주장하셨습니다.

ㅋㅋㅋㅋㅋ

이렇게 저렇게 점심을 다 먹고, 저희는 다시 고북구장성으로 향했습니다.

고북구장성은 저희가 첫 날 오른 사마대장성과 달리 상업화가 되어 있지 않아서 케이블카는 없었습니다.

튼튼한 두 다리로 올라가는 수밖에!

창희쌤의 속도에 맞춰 저희는 천천히, 한 발 한 발 산내음을 음미하며 올라갔습니다.

그러나 갑자기 고북구장성에서 낭송 영상을 찍겠다는 창희제의 엄포에 여유는 사라집니다.

종이를 들고 중얼중얼, 중얼중얼, 중얼중얼 뇌리까면서 올라가는 수밖에요.

택견사범 지형이만 자신이 있는지 얼굴 표정 하나 바꾸지 않고 계속 여유롭게 올라갑니다.

어느 새 산행의 끝이 보입니다.

하늘이 가까워진 지점에서 한 숨 돌리고 나니, 이럴수가!

장성이 보입니다.

관광객 한 명 없이, 자연과 어우러져 산맥을 따라 끝없이 펼쳐진 고북구장성.

아침에 천수보살을 봤을 때와는 또 다른 감동이 올라옵니다.

관광지로서 간택받지 못하고 버려지다시피 한 장성의 고요함이,

저희로서는 오히려 2세기 전 연암이 이곳을 거닐며 느꼈을 흥취를 다시 떠올려볼 수 있었던 귀한 선물이었습니다.

장성의 군데군데에는 옛날 병사들이 보초를 섰던 장소가 있습니다.

저희는 내친 김에 그곳까지 올라가기로 했습니다.

아, 그곳이 바로 명당이었습니다!

끝없는 장성이 한 눈에 보이면서 저희는 마치 연암이 된 듯 진정한 흥취에 빠져들었습니다.

사진을 찍고, 낭송을 하고, 택견 영상을 하며 떠날 줄을 몰랐습니다.

사진을 여러 장 올릴 테니 저희의 감동을 함께 나눠주시길 바래요.

그럼 안녕~

(마지막 날 후기는 따로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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