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희

 

들숨으로 들어온 ‘산소(O₂)’의 최종 목적지, ‘미토콘드리아’

호흡은 항상 매순간 일어난다. 호흡이 멈추면 당연하게 우리는 죽는다. 호흡은 폐에서 산소와 이산화탄소가 가스를 교환하여 우리를 살게 하는 과정이다. ‘우리 몸의 코를 통과하여 폐로 전달된 산소는 어디로 갈까?’ 먼저 들숨으로 몸 안에 들어온 산소는 혈액 안에 있는 적혈구 속 헤모글로빈의 철(Fe)에 살포시 올라탄다. 헤모글로빈 안의 철과 산소가 결합하여 붉은 색을 띠게 된다. 철로 된 못을 오래 놔두면 산소가 못에 결합하여, 못이 붉은 색으로 보이는 것처럼 말이다. 혈액을 타고 우리 몸 곳곳으로 전달된 산소는 특별한 역할이 있다. 그 역할을 다하고 나면, 이산화탄소로 바뀌어 정맥혈을 따라 폐로 전달되고 다시 코를 통해서 몸 밖으로 나간다. 산소가 없는 혈액은 푸르스름한 빛이다. 산소가 더 이상 혈액 안의 철을 붉은색으로 산화시키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 몸으로 들어온 산소는 몸속에 있는 모든 세포 속으로 들어간다. 산소의 최종 목적지는 바로 세포 안의 소기관인 ‘미토콘드리아’이다. 산소는 미토콘드리아와 함께 우리 몸의 에너지를 생산한다. 이 에너지로 우리는 생명활동을 하고 생명유지를 한다.

세포 안의 소기관인 미토콘드리아는 우리 몸의 발전소라고 불린다. 미토콘드리아는 “세포 하나에 평균 300~400개씩 들어 있으며 우리가 사용하는 대부분의 에너지를 세포가 사용할 수 있는 ATP라는 형태로 생산하는 세포의 ‘발전소’에 해당한다.”(김자영 지음, 26쪽, 『미토콘드리아의 기적』, 청년정신출판사) 사람의 몸에는 수조개의 세포가 있고, 이 세포들이 모여서 하나의 조직을 만들고, 조직들은 모여서 기관이 된다. 기관은 우리 몸속 장기들과 몸의 각 부위를 말한다. 세포 하나에는 많은 소기관들이 있는데, 그 중 미토콘드리아는 세포 당 한 개가 아니라 수백개 가량 있다. 수많은 미토콘드리아에서 만들어지는 에너지를 ‘ATP(아데노신삼인산)’라고 부른다.

세포 안 미토콘드리아

미토콘드리아의 내부에는 주름들이 가득하다. 이 주름들이 우리 몸의 에너지인 ATP를 생산하는 공장이다. 우리가 먹은 음식물은 소화되어 포도당· 지방산· 단백질로 바뀐다. 이렇게 바뀐 포도당· 지방산· 단백질은 에너지가 필요한 곳으로 혈액을 타고 보내진다. 헌데 포도당· 지방산· 단백질은 그 자체로는 에너지로 쓰일 수 없다. 더 작게 잘라지면서 모양을 바꾸어야 한다. 더 작게 잘라진 포도당· 지방산· 단백질은 미토콘드리아 안에서 ATP라는 형태로 모습이 변화되어 에너지로 쓰인다. ATP 생산을 위해서는 중요한 재료가 한 가지 더 있다. 바로 산소이다. 때문에 호흡을 통해 몸속으로 들어온 산소의 최종 목적지는 미토콘드리아가 된다.

1940년대에 이르자, 생화학자들의 지속적인 관찰과 연구로 ATP를 세포 속에서 발견하기 시작했다. 모든 살아있는 생명의 세포 속에는 ATP가 있었다. ATP는 세포들의 에너지원으로 모든 세포에서 발견되고 있었다. “ATP는 식물, 동물, 균류, 세균 할 것 없이 모든 종류의 세포에서 발견되었다.”(닉 레인 지음, 129쪽, 『미토콘드리아』, 뿌리와 이파리 출판사) 생명 있는 곳에 ATP가 있었던 것이다. 생명들이 생명활동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인 ATP는 우리 사람에게도 마찬가지로 중요한 에너지원이었다.

우리 몸은 ATP를 사용하여 근육세포는 수축하는 일을, 신경세포는 신호를 받아들이고 출력하는 일을, 심장세포는 끊임없이 혈액을 펌프질하는 일을, 신장세포는 혈액을 거르는 일을 한다. 또 ATP는 우리 몸을 적당히 따뜻하게 36.5도로 유지되게 하는 에너지원이다. ATP는 달리거나 생각하거나 근육을 만들거나 음식을 조리하는 우리의 모든 일상의 에너지이다. 이 모든 작업은 저절로 일어나는 게 아니다. 에너지인 ATP를 사용하여 우리 몸이 하는 일이다. 이 모든 사람의 생명활동이 가능하도록 하는 에너지를 만드는 곳이 바로 미토콘드리아이다. 들숨으로 들어온 산소와 미토콘드리아의 협력으로 에너지는 만들어진다. 이제 산소가 하는 자기 역할을 알아보자.

 

미토콘드리아의 활동이 ‘기氣’의 작용이다

우리 몸은 포도당· 지방산· 단백질을 다 ATP의 재료로 삼지만 제일 먼저 선호하여 사용하는 것은 바로 ‘포도당’이다. 지방산과 단백질은 우리 몸속에 저장되어 있다가 포도당이 없을 때 후순위로 쓰이는 재료들이다. 포도당의 화학기호는 C₆H₁₂O₆이다. 탄소, 수소, 산소로만 구성되어 있다. 포도당은 혈액을 통해서 수많은 세포들에게 전달된다. 세포들은 자기 스스로 끊임없이 활동하면서 자기가 속한 기관의 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에 에너지 생산과 공급이 멈추면 안된다. 세포들의 활동이 멈추면 조직의 활동이 멈추고, 그렇게 되면 우리 몸의 내장이 자기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피부 등에 괴사가 온다. 바로 질병상태가 된다. 우리 몸은 스스로 이 과정을 조절하고 있다. 이 조절의 가장 작은 단위가 세포이고, 세포 안의 미토콘드리아가 지속적으로 ATP를 생산하여 세포활동의 에너지를 공급한다.

미토콘드리아는 먼저 포도당을 자신의 외막을 통해 받아들이는데, 이때 포도당이 두 개의 분자로 쪼개져야 미토콘드리아 막을 통과하여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세포가 ATP라는 에너지를 만드는 데는 크게 두 가지 경로가 있다. 처음에 세포는 한 분자의 포도당을 흡수하면 산소와 미토콘드리아를 모두 사용하지 않고 2개의 ATP 에너지를 만들어낸다. 그리고 그 이후 미토콘드리아가 산소와 영양분을 이용한 세포호흡을 통해 최대 36개의 ATP 에너지를 만들어내게 된다. 따라서 세포는 포도당 한 분자를 이용해 최소 2개에서 최대 38개의 ATP 에너지를 만들 수 있다. 

김자영 지음, 29쪽, 『미토콘드리아의 기적』, 청년정신출판사

세포가 ATP 생산을 필요로 하면, 미토콘드리아는 세포 안에 있는 포도당을 자신의 외막근처로 끌어당긴다. 포도당은 2개의 분자로 쪼개지면서 미토콘드리아의 외막을 통과하여 들어간다. 포도당이 2개로 쪼개진 상태를 ‘피부르산’이라고 부른다. 포도당 분자(2개의 피부르산 C₃H₆O₃)는 미토콘드리아 외막에 걸쳐 있는 효소들에 올라타서 미토콘드리아 안으로 들어간다. 포도당이 2개의 분자로 쪼개질 때 2개의 ATP가 생성된다. 이때는 산소를 사용하지 않는다.

우리 몸이 갑자기 급격하게 근육운동을 할 때 처음 일어나는 과정이다. 산소가 충분히 공급되지 않은 상태에서 에너지인 ATP를 만드는 과정이다. 이 에너지는 수초 만에 곧 힘을 다한다. 이어서 우리는 깊은 호흡을 들이마신다. 산소를 세포 안으로 충분히 보내기 위해서다. 더 지속적으로 근육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산소 없이는 곤란하다. 급격한 운동 후 머리가 아프거나, 근육통이 생기는 것은 산소 없이 적은 수의 ATP로 몸을 지속적으로 움직이려했기 때문에 생기는 결과이다.

미토콘드리아 안에서 ATP를 생산과정

이제 미토콘드리아는 쪼개진 포도당을 자기 안으로 들어오게 하여, 미토콘드리아 안의 주름을 통과하면서 ATP를 생산하는 과정에 돌입한다. 쪼개진 포도당인 피부르산은 미토콘드리아 안의 효소, 그리고 몸 밖에서 들어온 산소와 결합하여 ATP를 만든다. 미토콘드리아 속 주름 안에는 수많은 ‘전자전달계’라고 불리는 ‘ATP 생산회로’가 있다. 산소가 쪼개진 포도당을 태우고 이 회로를 돌 때 마다 ATP가 생산된다. 포도당은 산소 없이 이 ATP 생산 체계인 전자전달계로 들어갈 수 없다. 즉, 호흡으로 우리 몸 안에 들어온 산소는 미토콘드리아 안의 ATP 생산 공장으로 포도당이 들어가게 하는 역할을 한다. 그 결과 대략 36개의 ATP가 만들어진다.

ATP가 생산되고 나면 포도당의 구성 원자인 탄소와 산소는 미토콘드리아 외막을 나오면서 결합하여 이산화탄소가 되고, 포도당의 다른 구성원자인 H와 O는 서로 결합하여 물이 된다. ATP 생산 과정이 끝난 후에 생기는 노폐물이다. 이렇게 우리 몸은 산소를 마셔서 에너지를 만들고, 에너지를 만든 후 이산화탄소와 물이 된다. 이산화탄소는 폐를 통해 몸 밖으로 나가고, 물은 방광에 모였다가 소변으로 몸 밖으로 배출된다. 이 과정이 쉼 없이 반복되고 있다. 산소 없이 만들어지는 에너지량은 매우 적기 때문에 우리 몸은 쉽게 피곤해진다. 충분한 산소의 공급 덕분에 미토콘드리아는 우리 몸에 충분한 양의 에너지를 생산하여 공급할 수 있다.

세포 안의 미토콘드리아가 포도당 한 분자당 ATP 38개를 만드는 것이, 마치 공식처럼 정해진 것은 아니다. 미토콘드리아의 상태와 산소의 공급정도, 충분히 소화된 포도당의 조건이 맞아 떨어져야 ATP 생산이 최대치가 된다. 상태가 좋은 미토콘드리아는 최대 38개의 ATP를 만들 것이다. 하지만 늙거나 외막이 딱딱하여 포도당을 자신 안으로 잘 받아들이지 못하는 미토콘드리아는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해 ATP를 그렇게 많이 만들지 못한다. 더불어 충분한 산소가 없으면 쪼개진 포도당은 미토콘드리아의 ATP 생산 공장인 전자전달계로 들어가지 못한다. 산소가 충분하지 못하기에 쪼개진 포도당 분자들은 미토콘드리아 안을 떠돌면서 이리저리 쓸려 다닌다. 이처럼 산소가 충분히 공급이 되지 않거나 미토콘드리아의 상태가 좋지 않으면 최대치의 ATP는 만들어질 수 없다. 에너지인 ATP가 충분히 생산되지 못한다는 것은 우리가 조금만 움직여도 에너지가 부족하여 쉽게 피로를 느낀다는 뜻이다. 몸을 움직이는 일이 천근만근으로 느껴지게 된다.

몸이 쉽게 피곤하다는 것은 세포적인 입장으로 봤을 때, 미토콘드리아 안으로 들어온 포도당과 산소가 ATP를 생산하는 과정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미토콘드리아 안이나 밖에서 이리 저리 충돌하며 미토콘드리아와 세포에 손상을 주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ATP로 생산되지 못하고 떠도는 재료들을 활성산소라고 부르는데, 이 활성산소가 미토콘드리아와 세포에 흠집을 내게 된다. 이 상황이 지속되면, 미토콘드리아와 세포는 자기 역할을 수행하는 기능이 떨어진다. 이로 인해 우리는 피로감과 무력감으로 자주 느끼게 되고, ‘컨디션이 왜 이리 안 좋지’라고 생각하게 된다.

또 자신의 몸을 적절하게 잘 쓰지 못하고 많은 시간을 한가하게 보낼 때도 종종 피로감을 느끼곤 한다. 이때는 ATP 수요가 없는 상태이다. 세포 안으로 들어온 포도당과 산소는 ATP를 생산하는 재료로 쓰일 명령을 받지 못하고, ATP생산 회로를 빠져나온다. 자기 역할을 못하는 이들은 역시나 활성산소가 되어 세포와 미토콘드리아 안의 여기저기를 교란시키고 이리저리 찌르고 다닌다. 이 순간 몸은 피곤하고, 무겁고, 무기력하고, 수동적이다.

이런 상태를 동의보감에서는 기가 실조(失調)1)가 되었다고 표현한다. 동의보감의 시선으로 보면 미토콘드리아가 ATP를 생산하는 과정이 바로 기의 작용이다. 동의보감에서는 물질을 움직이게 하는 것을 양기라고 말한다. 음식물과 산소가 결합하여 우리 몸의 에너지를 만드는 과정이 양기의 활동이다. 만들어진 에너지는 우리 몸을 활동하게 하는 에너지원이다. 이것 역시 양기의 활동이라고 부른다.

양기(陽氣)는 움직이는 것을 주관한다. 사람의 지각과 운동, 보고 듣는 것, 말하고 냄새를 맡는 기능은 모두 양기가 피부를 훈증하고 몸을 충실케 하며 모발을 윤택하게 하는 것으로 마치 안개와 이슬이 초목에 물을 대주어 충실하게 해주는 것과 같다. 만일 양기가 일단 그 할 바를 잃으면 흩어져서 운행하지 못하여 훈증하고 충실케 하며 윤택하게 하고 축여주는 작용이 막히므로, 구규(九竅)2)가 속으로 막히고, 기육(氣肉)3)은 밖으로 막혀 지각하고, 운동하고, 보고 듣고, 말하고 냄새를 맡는 기능이 모두 실조된다.

246쪽, 허준 지음, 『동의보감』, 법인문화사

미토콘드리아가 산소와 포도당을 재료로 우리 몸의 에너지인 ATP를 만드는 과정을 동의보감에서는 기(氣)라는 글자에 담아 놓았다. ‘氣’는 ‘곡식·미米+기운·기气’의 결합으로 만들어졌다. 우리 먹은 음식물로 우리 몸을 움직이는 에너지인 기운을 만든다는 뜻이다. 앞에서 이야기한 세포와 미토콘드리아의 에너지 생산과정을 ‘기氣’라는 한 글자로 말한 셈이다. 이 기가 내 몸을 잘 움직이게 하며, 구규와 기육을 충실하게 한다. 이는 몸이 활동하는데 에너지가 충만하다는 뜻이다. 이렇게 되면 몸은 균형 잡힌 편안한 상태에 이른다고 동의보감에서는 설명하고 있다. 미토콘드리아에서 만들어진 에너지, 즉 기로 우리 몸은 보고, 듣고, 말하고, 냄새 맡고, 몸을 움직이고, 피부를 따뜻하게 훈증하고, 모발을 윤택하게 하는 모든 활동을 하며 생명을 유지하고 있다.

 

‘사기(死氣)’와 ‘생기(生氣)’의 순환으로 만들어지는 나의 일상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우리가 쉬지 않고 마시는 산소가 에너지를 끊임없이 만들어 나를 살아가게 하고 있다. 산소가 없다면 미토콘드리아는 충분한 숫자의 ATP를 만들지 못한다. ATP생산 후, 포도당은 분해되어 이산화탄소와 물로 변하여 몸 밖으로 나가야 한다. 동의보감에서는 호흡을 통해 몸으로 들어와 에너지를 만드는 나를 살리는 기운을 ‘생기(生氣)’라고 부른다. 또 내 안의 노폐물, 에너지를 만들고 남은 찌꺼기를 묵은 기운인 ‘사기(死氣)’라고 부른다.

“숨을 내쉬는 것은 묵은 기를 내보내는 것인데, 이것을 ‘사기(死氣)’라고도 한다. 숨을 들이쉬는 것은 새로운 기를 취하는 것인데, 이것을 ‘생기(生氣)’라고도 한다. 그래서 노자는 현빈玄牝(현:하늘, 호:암컷, 음)의 문(코를 현문玄門이라 하고 입을 빈호牝戶라고 한다)은 천지의 뿌리로서 면면히 존재하며 아무리 써도 지치지 않는다” 라고 하였다. “이것은 입과 코로 하늘과 땅 사이의 음양과 사생의 기를 들이쉬고 내쉰다는 것을 말한다” 라고 하였다.

250쪽, 허준 지음, 『동의보감』, 법인문화사

살리는 기운과 묵은 기운의 교환은 코에서부터 시작된다. 허니 이 코는 매우 소중한 우리 몸의 기관으로 특별히 ‘현빈’이라고 불렀다. 종종 입으로 숨을 마시고 내쉬기도 하기에 현빈은 ‘코와 입’을 뜻한다. 호흡기관인 현빈을 통해 허공에 있는 맑은 기운을 마시고, 몸 안에서 에너지를 만들고 난 후 탁한 기운이 된 노폐물을 다시 허공 속으로 보낸다. 이 과정이 지치지도 않고 쉼없이 일어난다. 우리는 입과 코로 하늘과 땅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생기를 들이마시면서 생명을 이어가고 있다. 내쉬는 숨으로 노폐물인 묵은 기운을 내보내니 또 생명을 유지할 수 있다. 입과 코로 생사의 기운을 마신 후 다시 내쉬고 있다.

이와 같은 호흡과 에너지 생산의 과정이 기의 작용이다. 생기를 몸 안으로 잘 받아들여 에너지 생산을 한다는 것은 기를 기른다는 뜻과 같다. 에너지를 만들 때 포도당이 필요하다고 앞에서 이야기했다. 동의보감에서 포도당은 담담한 음식으로 만들어진 정미로운 물질과 같다. 동의보감에서는 “매일 먹는 음식으로 기를 보해야”(245쪽, 허준 지음, 『동의보감』, 법인문화사)한다고 이야기한다. 매일 먹는 음식은 중 기를 잘 보하는 음식은 담담(淡淡)한 음식이다. ‘담담’이라는 한자를 보면 ‘물·수水+불·화火’가 만나서 만들어진 글자이다. 음양이 잘 조화되어 서로 잘 순환하는 음식을 뜻한다. 담담한 음식은 바로 밥을 할 때, 끓어오른 밥물같은 음식이다. 밥알을 오래 씹으면 입안에 담담하게 퍼지는 밥의 맛이다. 이렇게 잘 씹은 음식을 비위로 내려 보내면 포도당·지방산·단백질로 잘 변화되어 우리 몸의 에너지인 ATP의 질 좋은 재료가 된다. 이 과정을 음식으로 기를 보한다고 표현한 것이다. 담담한 음식을 먹으며, 생기를 마시기 위해서 동의보감에서 전하는 말이 한 가지 더 있다.

사람의 몸에는 천지의 음양이 조화된 기가 완전히 갖추어져 있기 때문에 삼가 하여 쓴다면 나이 20에 기가 왕성하여지고, 욕망을 절제하고 과로를 줄이면 기가 자라면서 호흡이 완만해지지만 욕심을 많이 부리고 과로가 심해지면 기가 줄어들어 호흡이 빨라진다. 기가 줄어들면 몸이 약해지고, 몸이 약해지면 병이 생기고, 병이 생기면 생명이 위태롭게 된다.

245쪽, 허준 지음, 『동의보감』, 법인문화사

세포는 근육이 편안하게 이완되어 있을 때 자기활동을 가장 편안하게 한다. 긴장되어 있거나 목표를 향해서 질주할 때 근육은 수축된다. 근육이 수축되면 내장도 긴장하게 된다. 이때의 우리 몸 안의 세포들은 딱딱해진다. 세포가 딱딱해진다면, 세포 안의 미토콘드리아는 말할 것도 없이 긴장할 것이다. 근육을 수축하려면 에너지가 많이 필요하다. 헌데 세포와 미토콘드리아는 딱딱하게 긴장하여 ATP 생산을 원활하게 하지 못한다. 이 상황이 지속되면 기가 줄어들게 되고, 기가 줄어드니, 에너지를 더 생산하려고 호흡이 빨라진다. 딱딱한 미토콘드리아는 산소를 더 많이 요구한다.

긴장된 순간들이 지나고 나면 몸이 늘어지게 된다. 몸에 힘이 빠지고 축 쳐진다. 기가 줄어든 상태이다. 긴장하고 늘어지고가 반복되다보면 우리 몸의 기는 점점 줄어든다. 이것은 세포 안의 미토콘드리아가 포도당 한 분자를 가지고 많은 ATP를 만들지 못하게 됨을 뜻한다. 만성적인 피로 상태이다. 기를 기르지 못하는 상태이다. 때문에 동의보감에서는 근육을 긴장시키는 욕심을 부리지 말라고 말한다. 과로하여 기를 너무 많이 써서 몸이 늘어지게 하지 말라고 말한다. 욕심과 과로로 호흡이 가빠진 상태에서 몸 안의 세포들이 활동하려면 몇 배의 힘을 써야 한다. 에너지를 더 많이 써야 한다. 기를 더 많이 쓰게 된다는 이야기다. 이런 상태가 지속된다면 반드시 질병이 찾아오게 된다고 말한다.

이렇게 보면 원만하고 편안한 호흡을 할 때가 우리 몸 안의 미토콘드리아들이 에너지를 잘 생산하는 상태라고 볼 수 있다. 호흡이 내 몸 속의 세포들과 기 흐름의 상태를 알려주는 지표가 된다. 명상과 요가 또는 산책을 하면서 언제든 깊은 호흡을 통해, 생기를 몸 안으로 충분히 들일 수 있는 몸이 된다면 우리 몸은 기를 잘 기르고 있는 상태라고 볼 수 있다.

요가의 동작 수행과 명상을 통해서 몸을 충분히 이완하고 깊은 호흡을 할 수 있는 연습을 충분히 해간다는 것은, 곧 내 생명을 잘 보살피는 일이 된다. 기를 잘 기르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이 순간이 생기와 사기가 잘 순환하는 때이다. 생기와 사기가 잘 순환한다는 것은 내 생명을 스스로 잘 기르고 있다는 뜻과 같다.

(1)실조(失調) : 조화나 균형을 잃음. 근육 운동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서 노력을 하여도 몸을 마음대로 쓰지 못하는 상태.

(2)구규(九竅) : 몸에 있는 9개의 구멍. 귀(2) · 눈(2) · 코(2) · 입과 전음(요도,前陰) · 후음(똥고,後陰)을 말한다. 옛 의학서에는 머리에 있는 7개의 구멍을 양규(陽竅)라 하고 아래에 있는 2개의 구멍을 음규(陰竅)라 하였다.

(3)기육(氣肉) : 근육, 살 등 기氣가 살아 움직이는 우리 몸의 여러 부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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