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스폐셜 정리

질문자1: 저는 지금 여기서 글쓰기를 배우고 있어요. 지금 현재를 잘 살기 위해서, 또 미래를 잘 살기 위해 내공을 키우려고 글쓰기를 하고 있는데, 자꾸 과거로 돌아가서 제가 감춰뒀던, 서랍 속에 넣어뒀던 것들이 자꾸 끄집어지면 너무 힘들어지는 상황이 발생해요. 그래서 그걸 계속 끄집어내는 게 괜찮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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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화 스님: 그렇죠. 기본적으로는 지금 그렇게 하면, 내부가 조용해지려고 자기를 끄집어내서 ‘나를 좀 알아주세요’라고 하면서 자기가 그전에 있었던 감정을 희석하는 과정이에요. 묻어놨던 감정들이.

만일 그렇게 안 나오면 옆 사람하고 갑자기 감정이 부딪칠 때, 그것이 막 나오는 거예요. 지금은 자기 스스로 글을 쓰면서 그걸 끄집어내게 되는데, 기본적으로 글쓰기뿐 아니라 생각하고 말하고 한 것 자체가 다 기억정보들이 융복합으로 만드는 현재예요. 예를 들면 저렇게 시상에 들어왔잖아요? 들어오면 아까 말한 대로 무의미하다고 그랬잖아요. 시상에 딱 들어가면 무의미하지만, 옛날에 익숙하던 것하고 다른 어떤 정보도 올 것 아니에요. 이런 정보만 대뇌피질로 가서 새로운 해석을 만들려고 해요. 익숙한 것은 아예 보내지도 않고, 대뇌피질에서 정보가 모인 시상이라는 우체국이 있어요. 그 우체국에서 밖에서 들어온 것을 다 모집하고, 내 안에서도 모두 다 모집을 해요.

그런데 똑같은 것은 그냥 시상 쪽에서 전부 없애버려요. 그리고 옛날 것을 가지고 지금이라고 보는 거예요. 묻어뒀던 것이 막 나오니까, 그게 풀리면서 옛날에 자기를 불편하게 했던 것들이 해소되어가는 과정이에요. 글 쓸 때 그렇게 나오면 산에 가서 한 번 툭, 통곡하고 오면 정말 좋습니다. 왜 통곡하고 오면 좋냐 하면, 감정이 그렇게 올라오면 기분을 나쁘게 하는 신경 조절 물질이나 호르몬 등이 마구 솟아올라요. 근데 확 울면 희한하게도 눈물 속에 그런 것들이 엄청 많이 밖으로 빠져나와요. 한번 울고 나면 시원한 이유는 감정 해소해서 시원한 게 아니고, 안에 있으면서 기분을 불편하게 했던 물질들이 밖으로 빠져나오는 거예요.

두 번째, 더 중요한 것은 잠을 잘 자야 해요. 잠을 잘 때 우리 뇌에는 잠을 자면 청소부가 있는데, 이 청소부는 잠잘 때만 일을 해요. 그래서 뇌 안에 들어있는 여러 가지 스트레스 물질들을 정리해요. 뇌 안에는 공동(空洞)구라 해서 그냥 물 같은 것만 담겨 있는 뇌실인가 하는 것이 서너 군데 있는데, 거기에다 버려요. 그럼 뇌가 청소되는 거예요.

그래서 그런 것이 있을 때까지 가면 빨리 잠자리를 잘 만들어서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힘을 빼고 가만히 누워있는 채로 잠드는 훈련을 해야 해요. 힘을 빼야 해요. 힘을 뺀다는 것은 안에서 생각도 하지 않고 멍하니 지켜보는 것하고 똑같아요. 얼굴 근육이나 뭔 근육 하나에도 힘이 들어가는지 않는지 살핀 다음에, 들어간 힘 있으면 다 내려놓고요. 이 동작이 생각보다 너무 어려워요. 아사나 중에서 가장 쉬우면서 동시에 가장 어려운 아사나가 편히 쉬는 아사나인데, 온몸에 힘을 빼고 가만히 있는 아사나예요. 사바아사나라고 하는데, 그냥 누워있어요. 힘을 쭈-욱 빼고. 이때 생각이 막 돌아가면 안에 근육들이 뭉치거든요. 그렇지 않도록 누워서 가만히 있는 연습으로 잠들어가야 해요. 아들 생각, 딸 생각, 누구 생각할 필요도 없고 그냥 멍-하니 자면 돼요.

그런 상태의 깊은 잠에 들어가면, 안의 청소부들이 청소를 너무 잘해줘서 다음날이 개운해져요. 그래서 평소에 이런 게 올라오면 ‘아 이렇게 올라와서 묵힌 때들이 하나씩 벗겨지고 있구나’ 하고 이해하면 돼요. 그런 게 심한 날은 빨리 가서 그냥 힘 빼고 잠자는 연습을 하는 것이 필요하겠습니다.

질문자2: 저는 평소에  생각을 많이 안 하는데, 어떻게 하면 생각을 깊이 많이 할 수 있을까요?

정화 스님: 생각을 많이 할 수 있는 것은 다양한 사람들의 생각을 그냥 읽고, 스스로 표현해보는 연습을 해보는 것, 글쓰기 같은 것이죠. 기본적으로는 많이 읽고 봐야 합니다. 그래야 생각하는 힘이 길러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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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중요한 것은, 훌륭한 사람이 말했으니까 ‘이것은 정답이야’라고 말하면 안 됩니다. 그렇게 말하면, 예를 들어 어떤 식의 말이나 행동을 일구어 놓은 철학사니 종교니 하는 것이 다시는 나올 필요가 없는 거예요. 그때 나왔던 사람들은 대부분 기존의 익숙한 문법에다가 태클을 건 사람들이에요. 근데 그냥 태클을 걸면 미친 사람밖에 안 돼요. 자기가 말하고 있는 이유를 잘 정리해서 말하면 신선한 이유가 되는 거예요. 여기에는 굉장히 많은 다른 사람의 생각을 믿고 아까 말한 자기 생각을 가지고 새로운 그림을 그려내는 힘을 가졌을 때 생각하는 힘이 생겼다고 해요. 그 이전까지는 생각하는 힘이 되는 자료들을 많이 확보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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