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화스님 10월 선물강좌 중

정념과 정정

아직 어린 애들은 자기 스스로가 그렇게 살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니까 부모나 사회 어른들이 잘 보살필 필요가 있어요. 그런데 어디까지 보살피고 어디까지 할 것인가가 ‘그냥 이렇게 하면 좋을 것이다’라고 하는 것 가지고는 안 되는 거예요. 그러니까 어떤 교육자가 쓴 책을 읽는데 그 책 이름이 뭔지도 모르고 지금은 누가 썼는지도 알 수가 없어요. 그런데 잊혀지지 않는 대목이 딱 하나가 있어요. 무슨 대목이냐면 ‘절대로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아이고 우리 아기 착해.” 이 착하다는 말을 하지 마세요’라고 되어있어요.

지나가다가 친구가 우리 아들딸들에게 ‘아이고 착한 아들딸’이라고 하면 뿌듯하잖아요. 그런데 그 책에는 이렇게 나온 거예요. ‘착하다’라고 하는 말은 나한테는 상을 받는다는 거예요. 그래서 이제 나는 착한 상을 받기 위해서 어떻게 말하고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를 신체화 시켜가는 거예요. 자기 행위가 자기의 주체적 행위가 아니고 착한 말이 내 행위를 끌어내는 거예요. 자기는 좋게 살지만 이게 커지면 항상 외부의 시선에 의해서 자기를 그렇게 만들어가는 거예요. 그래서 안에서 일어날 때 좋은 말이지만 그 말이 이런 식으로 작동하는지 저런 식으로 작동하는지를 잘 살피지 않고 불쑥불쑥 하는 것은 좋은 말이라 할지라도 결과가 반드시 좋지 않은 경우가 많으니까, 말이 쑥 일어나고 손이 쭉 올라가려고 할 때 그것을 잘 살펴서 다른 식으로 조율하는 힘을 길러가야 돼요.

그래야 길을 같이 가는 반려자가 불편하지 않고 이 반려자가 불편하지 않으면 나도 불편하지 않은 거예요. 부부 사이에 써 보세요. 어떤 말들을 더 많이 주고받았는가. 조금 시작되면 그때부터 서로한테 ‘내가 이렇게 큰 칼로 너를 쑤실 수 있어’, ‘네가 그래? 난 총도 쏠 수 있어’라는 것이 막 일어나기 시작하는 말을 할 확률이 높아요. 한번 딱 터지기 시작하면 그 때부터 안에서 쑥 올라오는 감성을 조율할 수가 없어요. 왜 조율이 안 되냐면 공포를 동반해서 감정을 표현하는 게 진화상에서 훨씬 먼저 시작되어서 그래요. 그러나 그것을 조율하는 것은 굉장히 뒤에 생겼습니다. 신체화 되면서 상대의 말이 공포를 동반한, 불안을 동반한, 두려움을 동반한 말의 기운이 조금만 있어도 거기에 대해서 반응하는 내적 강도가 너무나 커요. 그래서 그 말을 딱 들으면 내가 방어를 해야 해요. 얼굴을 찡그려 가지고 성을 내면서 ‘한번만 더 말하면 내가 너를 물어’라고 하는 신체가 된 거예요. 우리가 직접 물 수는 없으니까 언어로 무는 거예요, 계속. 그 감정이 조금만 넘어가버리면 서로가 그렇게 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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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부부 간에 제일 중요한 것은 사랑을 연습하는 거예요. 처음에 한눈에 반한 것은 반한 순간만 제 역할을 하는 거예요. 그래놓고 이제 결혼을 하게 됩니다. 여러 조건에 의해서 하게 되지만. 결혼을 하게 되면 ‘저 사람하고 결혼하세요’ 라고 하는 신호를 보내는 반한 마음은 다시 일어날 이유가 없잖아요. 한눈에 반해서 결혼을 했어요. 한눈에 반한 건 저 사람하고 결혼하면 좋아 라는 시그널이에요. 그런데 결혼했어요. 그럼 이 시그널이 더 이상 필요가 없잖아요. 그러니까 한눈에 반할 때 있던 감정이 절대 나올 수가 없는 거예요. 그런 감정들을 기억하면서 계속해서 감정 훈련을 해야 해요. 그렇지 않고 그냥 이런 감정이라는 것이 저절로 보면서 일어난다고 생각을 하면 그것은 잘못된 판단이에요.

그래서 가까운 사람들끼리 마음 상하지 않는 말하고 행동을 지속적으로 할 때 그 말과 행동을 잘 주시해서 그것이 신체화 되도록 해야 해요. 아까 정명이 있었잖아요? 정명과 이것은 약간 다른 거예요. 이것은 그야말로 어떻게 사랑할 것인가 라고 하는 것을 이해한다면 사랑하는 신체를 만드는 연습을 지속하는 것이 정념과 정정이에요. 이것은 절대 저절로 일어나는 일이 아닙니다.

나를 보는 첫걸음, 잘 자기

두 번째는 아까 말한 대로 인식의 전환에서 알게 모르게 사회 여러 면에서 우리로 하여금 부자 되는 것이 삶의 본질적 가치인 것처럼 느껴지도록 너무나 많이 막 이야기를 하고, 신문 기사나 방송 어디를 봐도 그렇게 다 나오잖아요. 그러니까 우리가 알게 모르게 전부 그것만 있으면 인생이 성공 되는가 라고 착각을 하는 있는 거예요. 절대 설사 그렇게 된다 할지라도 자기 스스로가 자기를 어떻게 보는가 하는 훈련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자기 삶을 괜찮은 동반자로 만들어내지 못해요.

어떤 분이 막 하루에 네 시간 이상 자면 거의 인간이 아닐 정도라는 의지를 가지고 열심히 일을 해서 성공한 사람이 됐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정신과 어떤 의사가 텔레비전에 나와서 대표적으로 ‘일병’에 걸린 분으로 그분을 꼽더라고요. 그냥 말해서 좋게는 워커홀릭이라고 그렇게 말하는데, 쉴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한 사람이에요. 쉰다라고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데 쉬는 것의 가장 대표적인 것이 잠자는 거예요.

잠을 자야만 오늘 제가 경험한 이야기들을 잠 속에서 다 정리를 해줘요. 그래서 내일을 편안하게 맞게 만들어주는 거예요. 잠은 경험들을 다양한 양상으로 확장시키면서 신체 자체를 편안하게 만들어서 내일 어떤 사람을 만나고 무슨 말을 할 때 편안한 말을 쉽게 하도록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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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우리 전부 다 야근에 특근에 해서 잠을 못 자고, 한 시간 두 시간 갔다가 또 와 가지고 하면 일은 하지만 신체가 날카롭게 되어 있어요. 그래서 조금만 건드리면 막 팍팍 터져요. 그래서 지금 가보면 많은 자영업자들을 제가 만날 수밖에 없잖아요, 제가 뭘 사려면. 그렇다고 해서 그분들이 백화점에 있는 사람들처럼 감정 노동할 이유도 없긴 하지만 많은 느낌이 화를 내려고 준비하고 있는 힘이에요. 그래서 거기다 조금만 건드리면 그냥 화가 나요.

편의점 보십시오. 24시간 열어야 하는데 약간 옆으로 빠져가지고 편의점 하시는 분들이 값이 좀 비싸긴 해요. 근데 기본적으로 상호 사용료가 300만원입니다. 이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이 어떤 게 있냐면, 내가 1억 원으로 사와가지고 이것이 원가가 1억 원이에요. 이것을 팔 때 1억 3천만 원으로 팔았다고 해봅시다. 그러면 3천만 원의 갭이 생겼잖아요. 이 3천만 원에 대해서 35프로를 또 본사한테 줘야 해요. 3천만 원의 35프로면 1050만원입니다. 여기다가 카드값 떼였죠, 종업원 줘야죠, 임대료 줘야죠, 자기 먹고 살아야죠. 카드 회사는 또 뭐가 있습니까? 상호 대기비가 있어요. 그러니까 자영업 해가지고 거의 대부분이 온전히 대기업만 부자 되게 딱 설계가 되어 있어요. 근데 대기업한테 내가 가서 말을 할 수가 없어요. 말을 하면 다음에 다른 이유 붙여서 짜릅니다. 자르면 거기 이제 무슨 인테리어 이런 비로 왕창 손해나는 거예요. 그러니까 (말을) 못해요. 그러면 누구한테 합니까? 알바한테 해요. 그래서 자영업자들이 나와 가지고 (최저임금) 7천원이나 8천원까지 올렸다고 데모하는 이유가 여기(대기업)에는 할 수가 없어서 그래요. 그냥 무조건 환경만 주고 원가하고 팔리는 금액의 차이에 대해서 무조건 35프로를 또 줘요. 수수료가 너무나 많은 거예요.

그래서 이 사이가 그냥 ‘왜 그렇게 화를 내세요. 화 안 내면 인생이 편하잖아요.’ 이 말을 할 수가 없어요. 잠도 못 자죠. 그렇다고 보수가 충분한 것도 아니죠. 그렇다고 내가 갑으로서 어떤 위치를 향할 수 있는 느낌도 없죠. 한국 사회가 이런 말을 하고 있긴 한데 전체적으로 보면 지금 폭발 일보 직전인 거예요. 왜 저렇게 정말 분노가 나올 것인가. 이것이 사회 전체 룰을 전체적으로 바꿔가는 식으로 함께 분노하는 것은 전체 사회의 분노를 줄여가는 역할을 하는데, 그렇지 않고 개인 간에 그 분노가 팍 일어나면 계속해서 연쇄적으로 분노만 계속 펼쳐지는 거예요. 지금 한국 사회가 굉장히 분노를 폭발해야 되는, 그것도 서로 을들끼리 하는 사회로 가는 것인데. 누구한테 인생의 길을 걸어가면서 “따뜻한 손을 잡고 갑시다-” 대부분 그렇게 하려고 하는 바탕 자체가 엄청 어렵게 되어 있거든요. 언제까지 별로 생각 안 해도 손잡아도 좋은 사이가 될 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나 가족이나 또는 가까운 친구들한테 어떻게 대할 것인가 하는 인식을 전환시켜가지고 그 생각을 계속 갖고 가면 스스로의 삶에 대해서도 자기 자신의 도반이 될 것이고 가족이나 이웃들도 도반이 될 확률이 그래도 좀 높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제 이야기를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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