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대중지성 정리

질문자1: 저는 목소리가 작고 제 글을 사람들 앞에서 읽을 때 많이 떠는 편이거든요. 어떻게 하면 떠는 걸 좀 덜 떨 수 있을까요?

정화 스님: 네. 사람은 다 잘났어요. 누구라도. 그러니까 그냥 앞에서 나 잘났다고 계속 이야기하는 연습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저도 책을 몇 권 썼는데 사실상 글은 제가 기억하는 고등학교 작문 ‘수우미(秀優美)’할 때 ‘미(美)’ 정도였거든요. 잘 쓴 글이 아니었어요. 무조건 막 생각나는 대로 막 써서 정리한 거예요. 저의 의식주를 제가 아는 신도분들이나 불교 네트워크가 보장을 해주니까. 그렇게 할 수 있어서 조건이 좀 좋긴 하지만, 저의 글 쓰는 것을 보면, 그냥 칸을 잡고 머릿속에서 생각나는 대로 그냥 막 쓰고 있어요. 그래서 한 장이든 두 장이든 요즘은 매일 A4용지 몇 장씩 쓰고 있는데 그렇게 써서 일단 끝내놓고, 그다음에 인제 그걸 가지고 계속 교정을 하고 그러거든요. 다른 분들도 아마 다 비슷할 거예요.

그래서 완성된 것을 가지고 해도 시대가 바뀌면 또 다른 이야기로 변주되니까 내가 이 시대에서 완전한 것을 가지고 발표하거나 글을 쓴다고 생각하지 마시고 그냥 막 하면 돼요. 하다가 쪼금 막 심장이 떨리면 쉬었다 하기도 하고, 방법은 없어요. 그냥 지르는 것밖에 없어요.

질문자2: 어떤 고민거리가 있거나 문제가 생기면 그것이 해결되거나 아니면 해결되지 않더라도 정리가 될 때까지는 계속 그 생각을 떨쳐 버리지를 못하는 거예요. 이제 그게 너무 힘들어요, 그 상황이. 기간이 길 수도 있고 짧을 수도 있는데 그 상황이 너무 힘들어서 ‘그렇게 하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하는데, (다른 사람들은) 한번 쉽게 내려 버리면 된다고 하는데 내려놓지를 못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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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화 스님: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이 없습니다. 그것하고 같이 가야 합니다. 왜냐하면 상황을 그런 식으로 생각하고 처리하는 것으로, 태어나서부터 지금까지 1번이 그런 식으로 하는 것을 내가 습관을 들여왔어요. 다른 것보다 순위가 1번이에요. 그런 상황이 되면 2번, 3번이 먼저 나올 수가 없어요.

질문자2: 저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그래요?

정화 스님: 네, 많은 사람들이 번호만 달라요. 나는 이것이 1번인데 다른 사람은 다른 것이 1번이에요. 그래서 그렇게 정해진 것이 그 사람한테는 먼저 나오는 거예요. 그리고 그 먼저 나오는 기운이 어느 정도 이게 약해져야 2번, 3번이 나오는 거예요. 1번으로 나오는 것에 대해서 전혀 탓을 할 수가 없어요. 왜냐하면 그것을 만드는 것이 자기 혼자서 만드는 것이 아니고 여러 가지 조건에 의해서 그런 것이 만들어져 있어요. 물론 자기 생각의 흐름의 길인 건 확실하지만, 그 길을 만들 때 자기가 전혀 의식하지 못한 어렸을 때부터 계속 만들어진 길이 지금 어떤 사건이 오면 먼저 나오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아 나는 이런 사건이 오면 이렇게 반응하는 습관을 갖고 있구나.’ 여기까지가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일이예요. 그래서 그것이 없어지길 바라거나 안 오기를 바라는 것은 전혀 쓸데없는 생각입니다. 그냥 보고 흘러가도록 놔두는 거예요. 단 그것이 앞서 말한 대로 ‘이러지 않는 내가 됐으면 좋겠어’라는 생각은 번뇌를 만드는 생각이에요. 그건 그렇게 할 수가 없어요. 그건 보살님뿐만 아니라 누구라도 다 먼저 그렇게 하는 것이니까. 다른 사람은 다 괜찮은데 하면 다른 사람은 다른 것이 1번이에요. 그것을 하다 거기에 대해서 다른 식으로 보고 행동하는 습관이 생기면, 어느 순간에 그것이 2, 3번에 흘러 보다 쉽게 그것하고 접촉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이 생길 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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