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대중지성 정리

질문자1 : 두 아이의 엄마인데 집안일과 아이 일과 남편과 회사 일이 쌓여서 가끔 “집을 나가고 싶다, 혼자 있고 싶다”라고 저도 모르게 말을 하면, 남편이 “공부를 한다는데 공부를 하는 사람이 그런 말을 왜 하냐”고 해요. 나와 있을 때는 괜찮은데 집에 들어가서 쌓여있는 것들을 보게 되면 짜증이 계속 나고 불만이 생겨서 마음이 요동치고 있고 공부할 때나 집에 들어갔을 때 (마음이) 너무 달라서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르겠어요.

정화 스님 : 일단 집을 정리정돈 할 생각을 빨리 하지 마세요. 정리정돈하는 주부가 집안일을 잘하는 게 아니고 집안에서 마음이 편한 주부가 집안일을 잘하는 것이에요. 남편이 와서 “왜 정리가 안 됐어?” 하는 것은 남편 생각이고, 거기 맞추어서 잘하려는 생각을 빨리 내려놓으세요. 가서 필요하면 무조건 누워서 자든지 쉬든지 좋은 음악 틀어놓든지 아무것도 하지 말고. 남편이 들어와서 “왜 집안이 이래?” 하면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리는 훈련을 빨리하고 시어머니가 뭐라 하면 “시어머니 오지 마세요”라고 분명하게 말하는 습관을 들여서 집이 편안하게, 정리가 되어 편안한 것이 아니고 그냥 집에 있으면 내가 편안한 습관을 들여놓지 않으면, 정리해놓고 힘들어하고 또 정리한 것을 남편이 몰라주어서 힘들어하고 일을 실컷 잘해놓고 힘들어해요. 편안한 마음을 갖는 일이 가정에서 제일 좋은 주부예요.

정리정돈을 잘하는 주부가 좋은 주부가 아니고 힘들 때 아이들이 낑낑 울면, 그냥 울면서 크니깐 대충 안아주면서 울든지 말든지 하고, 일주일만 참으면 그 아이들이 그 일로 울지 않아요. 일주일을 견디지 못해서 계속해서 그 울음에 지는 거예요.

아이들이 운다는 것은 우는 것이 아니고 엄마하고 아빠하고 권력 투쟁을 하는 것에요. 거기서 일주일 안에 엄마 아빠가 딱 견디면 아이들은 이렇게 투쟁해서 내가 승리를 쟁취할 수 없음을 금방 알아서 울지 않아요. 그냥 “네가 그렇게 하는 것은 어리니까 할 수 있는 일이야” 하고 존중을 해 주되, 그 아이들 뜻대로 내가 조종당해서 내가 움직이지 않는 훈련을 하지 않으면 계속 괴롭고, 나중에 그 아이들이 다 커서 “그렇게 내가 해 주었는데, 엄마가 해 준 공덕도 모르고 너희들이 그럴 수 있어!” 하면서 또 괴로워요. 그러니 아예 적당히 해주고 20대 넘어서 떠나려고 하면 빨리 잘 가라 하고 손 흔들어 주고 떠나보낼 수 있는 신체를 만드는 것이 제일 좋은 일입니다.

몸이 힘들면 짜증이 팍 올라옵니다. 짜증 나는 것이 아니고 몸이 힘들어서 짜증 나는 것이거든요. 짜증 났다 하면 내가 하루에 일을 과하게 했다는 말이에요. 그럼 짜증 나게 되어 있어요. 성인군자도 짜증이 나니까. 그렇게 할 필요 없습니다. 무조건 먼저 쉬고, 그다음에 또 더 중요한 것은 여기서 늘 말씀드렸지만, 내가 밥을 어떻게 먹는가가 제일 중요해요, 밥을. 밥을 먹을 때, 계속 강조하지만, 요즘에는 이런 것들도 많이 밝혀져서 저도 책을 보고 이런 얘기를 합니다만, 배 속에 있는 미생물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식사를 해야 해요. 그 애들은 뭘 먹으면 마음이 편하냐면은 채소를 많이 먹으면 마음이 편해져요. 그래서 남편이 안 먹든 아들이 먹든 말든 상관이 없고, 나는 채소를 많이 먹어야 해요.

뱃속이 편해지면 그전에는 6만 돼도 짜증이 났던 것이 7 정도 가도 짜증이 안 날 수가 있어요. 그래서 짜증 났다고 하는 것은 어쨌든 몸이 안팎으로 힘들어서 일을 하지 마세요라는 말이에요. 그런데 그렇게 짜증 내면서 일을 하잖아요. 계속 그냥 짜증 내는 습관을 막 들여가는 것이지요. 내일 가면 또 짜증 나고, ‘아, 집에 있으면 짜증 나니까 여기서 한번 공부를 해볼까?’라고 하면 또 그것이 생각나고 가만히 공부하면서 짜증 나고. 그렇게 할 필요가 없어요. 지금까지는 너무 일을 많이 해서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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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자2 : 저는 환경에 관심이 많아요. 이미 기후 위기 상황인데, 전 아직 신혼이어서 아이가 없지만, 아이를 낳으면 이 아이는 더 심한 환경 위기 상황에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하는 생각과 또 식량도 그렇게 위기라고 그러더라고요, 여러 가지로. 그래서 제가 좀 과도하게 재활용도 하고 분리수거도 하는데 그것도 큰 의미가 있나, 제가 할 수 있는 건 하고는 있는데 이제 좀 거시적으로 걱정스럽긴 합니다. 그래서 적극적으로 뭘 할 수 있을까 이런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정화 스님 : 앞서도 말했지만 우선 본인이 힘들이지 않고 짜증 내지 않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한해서 그런 일들을 해야 합니다. 그다음에 애들 생애는 앞으로도 우리나라에서 보릿고개가 없어진 지 얼마 안 됐어요. 쌀이 남아 돌아가고 물론 무슨 빵을 많이 먹고 다른 걸 많이 먹고 해서 그렇긴 하는데, 예전에는 그런 것이 먹을 게 없어서 곤란했어요, 많이. 지금은 뭐 아주 백 퍼센트는 아니라 할지라도 대부분 다 먹을 것이 부족해서 배가 고프지 않은 시대가 왔어요. 뭐 쌀을 이렇게 만들고 저렇게 만들고 뭐 하는데도 그것보다 더한 것은 전체적인 양이 부족한 것보다는 나은 거예요. 그래서 의료가 발달 돼서 무엇이 발달 돼서 무엇이 발달 돼서 수명이 늘어났다고 말하는데, 첫 번째가 먹을 게 많아서 수명이 늘어난 거예요.

그렇듯이 이제 앞으로는 방금 말한 그런 문제도 순차로 올라가서 하나하나 뭐 하루아침에는 안 되겠지만 해결되어 갈 수 있는 양상이고, 또 그것을 한두 사람이나 아니면 지구에 있는 인간 다를 합친다더라도 될지 안 될지는 알 수가 없어요. 그것이 사람의 역할이 크긴 하지만 반드시 사람만 가지고 환경이 그렇게 움직이는 건 아니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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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걱정은, 보살님보다 훨씬 나이 든 분들은 매일 밥 먹을 것을 걱정했는데, 그 어머니들의 아들, 딸들이 밥 먹을 걱정을 하지 않듯이 보살님의 아들, 딸들은 또 지금 우리가 걱정하는 것을 거의 걱정이 아닌 상태에서 다른 것으로 맞이할 확률이 굉장히 높아요.

그래서 어머니께서 지금 하는 것으로 충분하니까 그렇게 하시고, 그걸 더 하고 싶다고 하면 이제 그런 것 하기를 좋아하시는 분들하고 모여서 조금씩 하면 돼요. 이 일도 절대로 절대 지칠 정도로 하면 안 됩니다. 아주 특수한 상황이 아닌 한 지치면 안 돼요. 그러면 ‘내가 지금 도대체 무얼 하려고 이 일을 하는 것인가’라는 생각이 나면서 자칫하면 자기혐오를 하기 쉬워져요.

왜냐하면 그렇게 하면 우리는 보통 “아, 나는 누구누구를 롤모델로 삼고 싶네” 이런 말 하잖아요. 그러면 전부 다 자기는 그 롤모델과는 한참 부족한 사람이라는 말과 똑같아요. 세상에 롤모델로 삼았다 하더라도 그 사람처럼 살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오직 개인은 개인의 삶을 살면서 연대의 삶을 사는 것이지 그 사람처럼 살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자기가 맞는 조건 속에서 그 일을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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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다음에 애들은 자기들 세상을 자기들이 만들어서 잘 클 테니까 걱정하지 마시고, “음, 너희 세상은 너 알아서 커라”라는 생각만 갖고 그렇게 하면 돼요. 그 애들이 어떻게 살 것인가를 내가 생각해서 이런 삶이 되기를 원하면 원하면서 괴로워요. 애들한테는 그렇게 살 수 있는 것이 엄마 아빠하고 전혀 다른데, 엄마 아빠가 나를 이렇게 이렇게 살게 하면 못 사는 아들, 딸도 마음이 별로 편하지 않고 그것을 보고 있는 부모들도 별로 유쾌하지 않아요. 그래서 다음 세대는 너희들 세상이니까 너 알아서 커. 내가 대신 적당한 선에서 너희들을 케어하고, 자 이십 넘어 삼십 가서 혼자 가면 아까 말한 대로 편안한 마음으로 빠이빠이 할 수 있을 정도, 그런 관계를 유지해야 해요. 그렇게 하면 충분합니다. 제 생각입니다. 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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