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대중지성 정리

질문자1 : 저는 감이당에 와서 글쓰기 수업이나 사주 명리 수업 들으면서 글을 썼는데, 제 고민은 계속 똑같아요. 회사에 다니기 싫은데 그만둘 수는 없고…….

정화 스님 : 방금 뒤에 말이 그만둘 수 없는 사정이 더 크잖아요. 그러면 회사를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안 하는 훈련을 해야 해요. 그만둘 수 없는 상황이 더 큰데 이걸 어떻게 해서도 그만둘 수 없어, 그러면 다니면서 더 좋은 것을 생각하는 연습을 해야지요. 그만둘 수 있는 사정도 아닌데, 계속 가기 싫다고 하면 회사를 가도 괴롭고, 갔다 와서 내가 그만둬야 하는데 그만두지 못한 내가 별로 안 좋아 보이지요. 그러니까 전혀 자기 자신을 존중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들어 놓고 거기서 계속 왔다 갔다 하고 있는 것이지요.

지금은 회사에 갈 수 없는 상황이라면, (혹은) 회사가 아주 문제가 많으면 그 상황 자체가 어떻게 되든 그만둬야 해요. 그럴 상황이 아니라면 회사 지금 상황이, 내가 정말 차라리 월급 안 받고, 굶어 죽더라도 이 회사를 안 다녀야지 하는 상황이 아니라고 하면, ‘그 회사를 그만두고 싶다. 회사를 그만두고 싶다’ 하면서 말이 되지 않는 것을 가지고 고민하는 게 되잖아요. 여러 가지 안 좋고 이쪽 상황이 안 돼서 다른 일을 하면 좋기는 해요. 근데 상황이 아니잖아요.

질문자1 : 근데 너무 힘이 들어서요.

정화 스님 : 힘이 드는 것은, 힘이 안 들면 이런 말을 했겠어요. 전혀 안 했겠지. 힘이 드니까 이런 말을 하는데, 선택지에 몰린 것은 그렇게 좋은 것이 아니에요. 쭉 나가면, 선택하고 나가면 살만해 이렇게 되면 좋은데, 회사 그만둔다 하면 근데 벌써 그게 힘이 드는 거예요. 힘 드는 거예요. 그만두고 싶은데. 지금 선택해야 해요. ‘나는 그러면 하루에 만원어치 밥을 먹는데 5천원어치만큼 먹고 말겠어’라고 하는 선택을 하게 되면 바로 그만두면 되는 것이지. 근데 만일 그 상황 자체도 ‘아니다’라고 하면 ‘아 그건 지금 생각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빨리 자기한테 말을 해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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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두 번째, 그런 상황에서 얼마만큼 짜증 나지 않게 자기 몸을 쉴 것인가 하는 것을 잘 배워야 해요. 그리고, 거절을 잘해야 해요. 거절을 못 하면 다른 사람이 보면 착한 사람인 것처럼 보여도 내 입장에서는 그냥 바보예요. 그럼, ‘저 바보에게 일 시켜야지’ 해요. 그냥 빨리 ‘아 이럴 때는 거절하는 수사를 잘 연구해서 빨리빨리 거절하는 게 좋아요. 상대방이 기분 나빠하는 것은 그 사람과 나의 관계가 안 좋은 거예요. 일을 시켜서 내가 힘드니까 안 하겠다 하면 전혀 존중하지 않고 네가 왜 안 했냐 하는 사건으로 가는 것이지요. 이런 인간관계는 하루빨리 안 하는 것이 좋아요.

앞서 보살님 말대로 힘든 것은 확실하지만, 그러나 그만둘 수 없는 사정이라고 하면, ‘내가 힘들어도 다녀야지’ 하는 사건으로 그걸 보는 훈련을 해야지, ‘그만둬야 하는데 오늘 또 내가 그만두지 못했네. (웃음) 내일 그만둬야 하는데. 어제 그만둬야 하는데 또 나왔어. 난 내가 너무 싫어’ 계속 그 생각하고 있잖아요. 가면서도 싫고 오면서도 싫고, 내 인생이 싫고.

근데 굉장히 자기가 훌륭하게 일을 하는 거예요. 일하는 거 자체가. 그런데 그렇게 규정하는 순간부터 그건 내가 도피해야 하는 사건이 되어버리니까 도피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 자기 스스로가 자기를 욕하지 않으면 되는데 욕하고 있는 상황. 힘이 든 것은, 힘 안 드는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여기 힘이 안 드는 사람 나와 보라 해요. 나도 힘들어~ (일동 웃음)

딱 결정하기 전까지는 그런 생각을 하지 않는 연습을 해야 해요. 그것은 괴로움을 연습하는 시간이거든요. 그만둬야 하는데 못 그만둬, 그만둬야 하는데 못 그만둬. 그만둬야 할 일인데 즐겁지도 않잖아요. 그만두지 못한 나도 별로 안 잘해, 그 하나의 생각 자체가 자기 인생을 그렇게 만들어 버리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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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자1 : 그래서 저도 그런 생각을 안 해 보려는 노력도 하는데, 내 마음만 바꾸면 되는데 그게 잘 안 돼요.

정화 스님 : 그러니까 여기서 안 가야 할 이유가 많잖아요. 부부간에 그래요. 서로 안 좋은 것을 써 보세요 하면 열 가지 스무 가지 금방 써요. 좋은 점을 써 보세요 하면 진짜 머리를 짜도 잘 못 써요. (웃음) 부부 사이도 그래요. 회사하고 나 사이도 똑같아요. 안 좋은 일을 써 보라고 하면 열 가지 스무 가지를 쫙 금방 써요. 근데 좋은 건 월급 받는 거 말고 뭐 좋은 거 있어요. 그러면 자기 인생에 자기가 하는 일이 별 의미가 없어져요. 그래서 그 일이 의미 있는 일을 자기가 찾아야 해요.

그런데 실제로 이 의미가 사실이 아니에요. 내가 부여한 의미의 번호예요. 싫은 것이 사실이 아니고 내가 싫다고 번호를 매기는 순서예요. 이 순서를 내가 좋은 것을 번호를 매겨서 좋은 것을 떠올리는 연습을 많이 해야만 회사에서 하는 일 하나하나가 좋게 보일 확률이 높아져요. 그냥 이런 말이 안 떠올랐으면 좋겠네 해도 어떻게 안 떠오릅니까? 기억한다고 하는 것은 몇 가지 조건들이 끌개처럼 끌고 와요. 그래서 빨간 것이 딱 떠오르면 그와 연관된 안 좋은 일들을 트라우마처럼 쫙 끌어와요. 근데 빨간 것이 좋은 것도 있을 텐데, 그건 끌개의 힘이 약해, 이것의 힘이 약해서 그래요.

회사에서도 마찬가지예요, 안 좋은 쪽의 자석의 힘이 쎄고, 내가 부여한 의미가 좋은 쪽에 부여할 수 있는 의지가 거의 없으니까 엄청나게 힘든 건 사실이지요. 그러니까 지금부터 가서 아무리 좋은 점 없는 남편도 ‘찾아보니까 남편도 좋은 점 있네’하는 것처럼 ‘자꾸 떠오르면 좋은 점도 있네’ 연습하듯이 그래야만 돼요. (실제) 몇 집은 어떻게 살까 하다가 잘 사는 사람 생겼어요. 몇 년 걸려요.

회사도 마찬가지로 그렇게 해야 해요. 지금부터 가서 내가 하는 일 하나에다가 의미를 좋은 쪽으로 붙이는 연습을 해 갖고, 글자를 써 놓고 그것을 주문 외우듯이 외워야죠. 그래야 이 생각이 바뀌는 것이죠. 그래요. 그것이 수행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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