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난방 금요다큐반

 

중구난방 금요다큐 <삶을 수다떨자!>반 시즌2에서는,

우리의 현실에 무서운 속도로  침투하고 있는 가상세계가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아보고자

관련 다큐를 시청하고 짧은 세미나를 진행했습니다.

시청한 다큐는 ‘KBS 1TV 다큐 인사이트 2020 신년기획 <보일링 포인트> 3부작’ 입니다.

 

(KBS 1TV 다큐 인사이트 2020 신년기획 <보일링 포인트> 제1부 – ‘역전된 세계’)

 

‘보일링 포인트’는 우리가 가상세계에 익숙해지면서 어떠한 감각들이 새로이 생겨나고 있다고 말합니다.

예를 들자면 이런 것들이죠.

우리는 누군가가 궁금해질 때, 그 사람의 SNS를 알고 싶어 합니다. SNS를 통해 그 사람의 정보를 파악하고 싶은 것이지요.

그런데 그 사람이 SNS를 하지 않는다? 그러면 그 사람이 어딘가 불투명한 것 같이 느껴지고, 답답해 집니다.

연예인이나 공인 같은 사람들에 대해서는 특히 더 그렇죠.

 

 

우리는 이제 실제 자신을 드러내는 일보다, 인스타그램 속 자신을 보다 잘 드러내는 일에 더 민감합니다.

인스타 속 자신, 그 아바타가 훨씬 더 중요한 ‘자아’가 되었습니다.

최근 밀레니얼 세대에게서 생겨나는 신체강박증이 있다고 합니다.

인스타에서 보여지는 자신의 모습에 너무 익숙해진 나머지, 현실 속 자신의 모습을 견디지 못하고

작은 결함을 제거해야 할 것 같은 강박을 느끼는 증상입니다.

젊은 층들이 실제 자신의 모습으로 있고 싶어하지 않는 이 현상은 현실공간이 점점 현실성을 잃어가고 있음을 말해줍니다.

 

 

또 ‘보일링 포인트’에서는 확산되고 있는 SNS가 이 세상 어떤 기이한 신념들도 연결하고 있다고 합니다.

예를 들면 최근 youtube에서는 ‘기후변화 거짓설’이라든가 ‘지구는 사실 평평하다’와 같은 주장들을 게재하는

영상들이 인기를 얻으면서, 기존의 체계를 뒤흔드는 신념들이 사람들을 끌어모으고 있습니다.

가상세계에서의 믿음이 현실을 바꾸게 되는 것이죠.

만약 여기에 아주 많은 사람들이 모이고, 가상의 권력이 더 커지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때의 가상을 단지 ‘허구’라고만 말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여러 의문이 듭니다.

가상의 여론이 현실의 여론을 지배한다면…….

 

 

가상세계에서 이렇게 여러 믿음들이 연결되면서 생겨나는 또 한 가지 현상이 있습니다.

바로 ‘나의 믿음이 승리하면 된다’는 또 다른 믿음입니다.

그리하여 사람들은 자신의 입장과 다른 입장에 대해 상당히 공격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습니다.

‘넌 달라!’가 아니라 ‘넌 틀렸어!’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지요.

 

나의 취향, 나의 입장과 같은 이들이 서로 연결됨으로써, 나와 다른 입장에 선 이들을 이해하기가 더 어려워진 것입니다.

‘쟤는 왜 저 사람을 좋아하지?’

‘쟤는 왜 이 영화를 좋아하지 않지?’

‘쟤는 왜 내가 좋아하는 이걸 좋아하지 않지? 이걸 찬성하지 않지?’

 

자동반사적으로 올라오는 거부감은 우리로 하여금 타자의 말을 듣지 못하게 합니다.

각자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증오와 갈등이 넘실대는 세계.

단절되는 세계.

 

‘보일링 포인트’는 무시무시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기는 하지만, 그 안에서 우리가 생각해볼 수 있는 것들은 많습니다.

가상과 밀착된 현실, 기계와 신체의 동기화 등은 확실히 조금씩 우리의 인간성을 변화시키고 있는 듯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현실 위에서 우리의 인간성을 어떻게 세워갈 것인지를 절실히 물어야 할 것입니다.

 

중구난방을 함께 하고 있는 친구들은 가상이나 기술 자체를 문제삼기보다

이 기술이 우리에게서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를 더 잘 들여다보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자동화 되는 우리의 인식, 동일자들의 모임을 가능케함 같은 것들을 말이지요.

앞으로도 이와 같은 문제의식들을 잘 품고 있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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