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훈(청년공자 용맹정진밴드)

1. 트로이의 영웅 헥토르가 추구하는 ‘아레테(탁월함)’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트로이 성벽 밑의 평야. 트로이의 영웅 헥토르는 자신의 병사들을 짓밟고 있는 그리스의 영웅 디오메데스와 대적하기 위해 아테네 여신께 도움을 요청하는 기도를 드리러 성 안으로 향한다. 전장으로 다시 돌아가기 전 헥토르는 마지막으로 보게 될지도 모를 그의 가족. 아내 안드로마케와 갓난아기인 아들을 성벽 위에서 만난다. 자신을 과부가 되게 버려두지 말라며 손을 잡고 애원하는 아내의 말에 빛나는 투구를 쓴 헥토르는 대답한다.

“ (…) 그러나 내가 겁쟁이처럼 전장을 벗어난다면 트로이 병사들과 여인들에게 너무나 부끄러울 것이오. 내 가슴속에 겁쟁이란 없다오. 나는 언제나 용맹하도록 배웠고 트로이 병사들의 가장 앞줄에서 싸우도록 배웠소. 내 아버지와 나 자신의 위대한 영광을 위하여 말이오. (…) 그때 울고 있는 당신을 보고 어떤 남자는 말하겠지. ‘이는 헥토르의 아내가 아닌가. 그는 일리온에서 전쟁이 벌어졌을 때 말을 잘 길들이는 트로이인들 중에서도 전투에서 가장 고귀한 자였지.’ 그들은 그렇게 말할 것이오. 그러면 당신의 슬픔은 더욱 새로워지겠지. 그와 같은 남편을 잃은 채 노예생활과 싸워야 하니 말이오. (…) ”

그리스, 그리스인들, H.D.F.키토 지음, 박재욱 옮김, 갈라파고스, 2008, 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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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아내와 아들을 뒤로 하고서라도 헥토르를 다시 전장으로 향하게 한 원동력은 전장에서의 그의 업적에 뒤따르는 위대한 영광 그리고 죽은 뒤에 고귀한 자로 불리우는 것이었다. 여기서 그가 목표로 하는 이 명예가 헥토르의 아레테(arete)에 대한 보상이다. 고대 그리스에서 아레테(arete)는 흔히 ‘용기와 힘, 남자다움, 탁월함’이라는 의미로 쓰였다. 특히 사람에 대해 아레테가 쓰일 경우, 그것은 인간이 탁월함을 보이는 다양한 방식들, 즉 도덕적, 지적, 육체적, 실용적인 것들에서 탁월하다는 의미(같은 책,260쪽)였다. 헥토르는 그가 추구하는 아레테에 대한 보상인 명예를 얻은 것 같다. 트로이를 위해서였든, 본인의 명예를 위해서였든 그는 목숨을 걸고 싸우고 죽었으며 후세 사람들에게 고귀한 자로 불렸으니까.

헥토르처럼 본인의 탁월함을 추구하며 그에 따르는 보상을 목표로 목숨까지 거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본인의 탁월함만을 추구하는 삶을 살아간다면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는 어긋나게 되는 것은 아닐까? 본인의 아레테를 사용하여 고귀하고 신성하다고 여기는 것을 추구한다면 그것은 과연 공공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까? 나아가서, 탁월함을 다수를 위한 방향으로 사용할 순 없을까?

2. 좁은 시야에 갇힌 ‘아레테’를 넓은 시야로 바라보자

하지만 한 번의 도약에 10개의 계단을 오를 순 없다. 차근차근 밟아나가야 한다. 나의 무지(無智)를 포함한 명확한 인식과 이를 개선하려는 행동을 해야 내가 맡고 있는 활동에서 탁월함을 발휘하고 그 탁월함을 자연스레 공공의 행복을 위해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

이 책에는 다음과 같은 멋진 문장이 있다. 영웅으로 하여금 영웅적 행위를 하게 하는 원동력은 우리가 생각하는 의무감, 곧 타인에 대한 의무감이 아니라 바로 자신에 대한 의무감이다.”(같은 책,89) 자신에 대한 의무감을 가지고 살아가는 삶은 얼마나 충만할까?

타인의 요구와 요구하는 것에 맞춰 살아가는 삶은 자신의 삶에 대한 모욕이자 무책임한 태도를 지닌 무지(無知)한 인간이다. 반면에 스스로가 부여한 의무에 책임감을 지니고 본인과 공공의 이익을 위한 ‘아레테’를 그리며 살아가는 사람은 자신의 삶을 능동적이고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자립(自立)한 탁월한 사람이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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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레테’를 그리며 살아가는 사람은 자신의 삶을 능동적이고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자립(自立)한 탁월한 사람이라 할 수 있겠다.

3. 책임감이야말로 탁월함을 발휘하게 하는 원동력이다

책임감을 갖고 하는 일은 태도부터가 다르다. 나를 위해서 하는 것이지만 결국 남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책임감을 갖고 주어진 일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야말로 탁월함을 기르는 훈련이다. 내게 주어진 임무이기에 의무로 하는 활동과 책임감을 갖고 하는 활동은 마음태도뿐만 아니라 행동에서도 다를 것 같다. 내가 하는 행동의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진다는 것이 내게는 낯선 감각이다. 활동들을 억지로 하는 것은 아니지만 마음을 많이 내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노력해야한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행위에 대한 결과에 책임을 지는 것. 회피하거나 도망치는 소극적인 행동을 경계하는 것. 내 일상에서의 책임감을 기르는 훈련을 한다면 이 일에서의 탁월함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고 그것이 한 단계 나아간다면 많은 사람들을 위하는 마음과 행동으로 이어져서 다수가 행복해 질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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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지금 하고 있는 행위에 대한 결과에 책임을 지는 것.

그렇기에 내가 지금 있는 활동과 생활의 장(場)에서 훈련을 하여야 한다. 이곳의 주인으로서 어떤 일이 일어나더라도 내가 책임을 지고 적극적인 태도로 해결책을 강구해보겠다는 마음가짐과 실천적인 행동. 나에게 있어서 아직은 책임이라는 것이 낯선 단어다. 내 일상에 책임을 진다는 것. 그것이 어떻게 확장되고 변용될 수 있을지 앞으로의 시간동안 탐구해볼 것이다. 무엇보다 매순간 마음에 새겨야 할 것은 글과 나의 행동이 일치될 수 있도록 힘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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