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성준입니다^^

가을 하늘이 참 맑지요?

기차를 타고 가는 중간 중간에

논밭에 노랗게 익은 벼들의 모습들이 보이네요.

올해 길고 긴 장마와 강력한 태풍들 속에서도 꿋꿋하게 살아남은 벼들이 대단하다는 생각과 함께

햅쌀로 지은 따끈따끈 한 밥이 생각나 군침이 돌더라구요 ㅎㅎ

 

함백 산장에 도착하니 거실과 방에 있던 서랍들과

 

장롱들이 나와 있었어요.

 

함백산장을 들어가 봤더니

짜잔~!

오래된 텔레비전과 서랍이 있던 자리에 컴퓨터가 오고

컴퓨터가 있던 작은 방도 단출하게 변했답니다.

거실 베란다 창문은 커튼을 띄었을 뿐인데 아주 훤해졌죠? ㅎㅎ

베란다 안쪽도 아주 깔끔하게 새 단장이 되어 있네요.

추석 연휴 동안 곰샘과 감이당 살림멤버 선생님들 그리고 실장인 영주까지 함께하여

대대적인 공사를 하였답니다.

다음 주에 도배까지 하면 정말 새집이 될 것 같네요^^

 

새 단장과 함께 함백 산장에서 하는 활동에도 많은 변화가 있을 예정입니다.

어떤 변화가 있을지는 차근차근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ㅎㅎ

 

이번 주에 읽은 『내 인생의 주역』의 이야기들 속에서는 감이당 선생님들이 공부하면서 겪었던 어렵고 힘들었던 경험들이 많이 담겨 있었어요.

 

저는 그중에서도 현숙샘의 「산화 비, 바탕을 잃지 않는 꾸밈」이 가장 와닿았습니다.

선생님은 감이당  3년 차가 되면서 공부와 글쓰기의 밀도가 달라지고 도반들에 비해 자신의 글이 볼품없고 초라해 보여 힘들었다고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도덕경』을 발제하게 되었는데,  “믿음직스러운 말은 아름답지 못하고 아름다운 말은 믿음직스럽지 못하다”는 노자의 말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운 말로 글을 잘 쓰고 싶다’고 발표했다고 합니다.

발제문을 발표한 후 선생님께 눈물이 쏙 빠지도록 야단을 맞았다. 태어나서 누군가에게 그렇게 야단을 맞은 것은 그날이 처음이었다. 선생님은 자신의 생각을 진솔하게 드러내는 글쓰기부터 배워야지 미사여구(美辭麗句)로 치장하는 습관부터 들이면 안 된다고 하셨다. 한번 습관이 들면 그걸 바꾸는 건 너무나 어렵다며, 아름답진 않아도 진솔한 글을 쓰도록 노력하겠다고 지금! 여기서! 당장! 다짐하라고 말씀하셨다.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

-『내 인생의 주역』김주란외 7인 지음, 북드라망, 186쪽-

산화 비 괘는 꾸밈과 장식에 대한 괘입니다. 정이천 선생님은 “장식으로 꾸미는 도가 형통할 수 있는 것은 진실한 바탕이 꾸민 장식으로 인하여 형통하게 된 것”이라 말합니다. 이것을 현숙샘은 “꾸밈으로 인해 드러내고자 하는 바를 가장 잘 드러나게 하는 꾸밈”이라 해석합니다.

우리는 장식을 하고 꾸밀 때 본바탕보다 더 멋있어 보이게, 더 좋아 보이게 하려고 하지만 꾸밈의 도는 그런 것이 아니라 합니다. 본바탕이 가장 잘 드러날 수 있도록 하는 것, 즉 원래의 것보다 덜하지도 더하지도 않게 딱 맞게 드러내는 것입니다.

 

이 글을 읽는 내내 저는 이번에 받은 제 글의 코멘트가 생각났습니다.

이번 글에서 가장 크게 지적받았던 건 제목이 내용에 비해 너무 크고, 정확히 알지도 못하는 내용들을 표현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한마디로 ‘허세’를 부리고 있다고 정리해주셨답니다.

 

그 말을 듣고 여태까지 저의 글쓰기 습관을 돌아보니 정말 그러고 있었다는 게 충격이었답니다.

 

제목이라는 건 글의 방향과 주제를 나타내고, 내용을 충실하게 표현해야 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저는 제목을 지을 때 어떻게 하면 사람들을 혹하게 할까, 어떻게 하면 글이 멋있어 보일까 하는 생각들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종종 제목 뿐만 아니라 글에서도 아는 것보다 더 아는 척하면서 썼던 것 같습니다. 되돌아보니 그 글들이 얼마나 이질적이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부끄러웠습니다. 정말 허세라는 표현이 딱 맞더라구요.

뜻이 작고 꾸밈이 큰 글은 그 화려함에 홀려 당장에는 눈의 잘 띌지도 모른다. 하지만 진솔한 마음의 여운이 남지 않는 글이 얼마나 오래가겠는가? 그래서 그날, 아름다운 글보다는 진솔한 글을 선택하라고 선생님은 그렇게 소리 높여 야단을 쳤나 보다.

-『내 인생의 주역』김주란외 7인 지음, 북드라망, 188쪽-

이번에 들었던 코멘트와 현숙샘의 글을 보면서 이제는 멋있어 보이는 글이 아닌, 아는 척하는 글이 아닌, 제가 아는 만큼만 드러낸 충실하고 진솔한 글을 써봐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답니다.

정신 차리고 소박하게 한 걸음씩 가는 글쓰기를 해보려 합니다.

세미나가 끝나고 잠시 산책을 다녀왔어요.

저 파란 하늘은 언제 봐도 지겹지가 않네요^^

 

저녁을 먹기 전에 창틀의 묵은 때와 먼지들을 제거하는 작업을 했는데
한 번으로는 안 되겠더라구요 ㅎㅎ

 

제대로 된 장비들을 챙겨 다음번에 묵은 때 제거에 다시 도전해 보기로 하였답니다.

 

선생님들이 남겨 놓고 가신 반찬과 옥현 이모가 주신 전까지!

덕분에 풍성하고 맛있는 저녁 식사를 했습니다 ㅎㅎ

맛있게 먹은 밥 힘으로 수업을 하러 온 명진이와 함께

마당에 있는 가구들을 내어놓고

 

아이들과 수업을 시작했습니다.

 

이번 주에 『녹나무의 파수꾼』을 끝냈습니다.

주인공 레이토는 과연 자신이 던졌던 질문인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데요?”에 대한 답을 얻었을까요?

 

그는 녹나무 파수꾼 역할을 하면서 여러 사람들과 사건들을 통해서 삶에 대해 배워나갑니다.

그중에서도 그에게 파수꾼을 맡긴 이모 치후네에게서 삶을 대하는 태도부터, 작은 습관까지 하나하나 배워나갑니다.

처음에는 부평초처럼 한평생 되는 대로 살겠다고 말하던 청년이

이제는 녹나무를 통해서 사람과 사람의 마음을 연결시키고, 그들에게 힘을 불어넣어 주는 멋진 청년으로 성장하여

이모 치후네의 가장 숨기고 싶었고 아팠던 부분까지 감싸 안습니다.

그리고는 치후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인생에 대해 좀 더 공부하고 싶어요. 치후네 씨와 함께 있으면 전부 다 공부가 되니까요. 잘 부탁드립니다.”

-『녹나무의 파수꾼』,히가시노 게이고 저, 양윤옥 옮김, 소미미디어, 530쪽

너무 싱겁고 뻔한가요? ㅎㅎ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만한 답이 없다고 생각됩니다.

모르니까 배워나가겠다. 이것이 이 청년이 찾은 답입니다.

삶이라는 것은 뭐라고 딱 말할 수도 없고, 그것이 고정된 것이 아니기에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데요?”라는 질문에도 어떤 딱 떨어지는 정답은 있을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삶에서 펼쳐지는 사건과 상황 속에서 하나하나 배워나가는 것밖에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낭스팀은 오늘도 때로는 진지하고

때로는 유쾌하게

재미난 명심보감 낭송을 하였다고 하네요~^^

 

하루를 마무리하는 옥현이모의 낭송 시간~

『낭송 금강경 외』

4-2 마음

마음은 전일하지도, 머물지도 않으며

끊임없이 변해간다

깨어 있는 사람은 이를 알아

악을 돌이켜 행복에 든다.

 

이 몸을 마치 빈 항아리처럼 바라보고

이 마음을 성곽처럼 굳게 세워

지혜로서 악마와 싸워 이겨

다시는 악마가 그 마음을 흔들지 못하게 하라

깨어 있는 사람은 마음은 끊임없이 변한다는 것을 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깨어 있지 못한 사람은 반대로 마음이 변한다는 것을 모른다는 이야기겠네요.

마음이 변한다는 것을 모르면 무언가에 집착하고, 붙잡아 두려고 하겠죠.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라는 말처럼 말이죠.

 

그렇기에 마음이 끊임없이 변한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라면

그런 집착에서 비롯된 자신의 악을 돌아보고 그것으로부터 자유로워져 행복에 들 수 있을 것 같네요.

 

그럼 파란 하늘로 시작했던 것처럼 함백의 파란 하늘로 끝을 장식하며

이번 청공터 늬우스도 마치겠습니다~^^

 

<인턴 사원 겸제의 하루~>

다들 추석 잘 지내셨나요?

겸제와 엄마 아빠는 차례를 지내고

가족들에게 인사하러 다니느라 바쁘게 지냈답니다.

겸제도령은 한복을 입고 신이 났어요.

저 손가락의 의미는 뭘까요?

바로 “쁘이”랍니다 ㅎㅎ

이제는 많이 커서

사진 속 할머니에게 엄마와 같이 절도 잘했답니다.

 

집에서 차례를 지내고 나서는

소민이네 식구들이 모이는 삼촌 댁으로 갔어요.

 

거기서 겸제는 생에 처음으로

멍멍이 산책을 시켜줬답니다 ㅎㅎ

처음에는 멍멍이가 무섭다고 도망 다니더니

자기도 해보겠다면서 손잡이를 달라고 하더라구요.

제법 폼이 나지 않나요? ^^

요즘 티라노사우루스 노래에 빠진 겸제는

티라노 옷을 입고 산책을 하다가 갑자기 티라노 흉내를 내면서 “크왕”하고
엄마 아빠를 잡아먹으러 온답니다 ㅎㅎ

 

정말 언제 이렇게 컸는지 엄마 아빠도 깜짝깜짝 놀란답니다.

 

그럼 2주 후에 또 한 뼘 자란 겸제와 함께 찾아뵙겠습니다.

 

다들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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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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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결

함백에 많은 일들이 있었군요!! 아직 한 번도 가보지 못해서 궁금했는데, 더 기대가 됩니다~^^
청용이 곧 학기말 에세이를 앞두고 있어 글에 대한 생각이 많은 요즘, 현숙샘의 글과 게이고의 소설 한 구절 덕분에 마음에 갈피가 잡힌 것 같네요.
또, 공동체 생활을 하며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자꾸만 제 욕심이 드러나 번뇌했는데,
성준샘께서 소개해 준 금강경의 한 구절 덕분에 정신이 맑아지는 것 같습니다.
끝으로, 겸제 소식 알려주셔서 감사드려요!!^^ 티라노 노래 부르는 겸제 어서 만나보고 싶어요~

한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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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리

한결샘 재미나게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다음에 기회가 되시면 함백에 꼭 놀러오세요~!
기차를 타고 가면서 보는 풍경과
함백의 상쾌한 공기 그리고 아늑한 산장까지
공부하기도 휴식하기도 참 좋답니다.

코로나가 잠잠해지면 티라노 겸제도 연구실로 곧 놀러갈께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