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성준입니다^^

완연한 가을이 된 요즘

기차를 타고 가는 창밖은 노란 벼로 물든 곳도 있고

벼 수확이 모두 끝나서 텅 빈 곳도 있더라구요.

 

노랗고 울긋불긋한 가을을 구경하다 보니 어느새 예미역에 도착~

 

산장에 도착해서 언제나 그렇듯

정미 누나와 함께 주역 세미나를 시작합니다.

 

이번 괘는 진동 : 중뢰 진(震)괘 와 멈춤 : 중산 간(艮)괘 였습니다.

저는 이번에 중뢰진 괘의 초구효와 구사효의 차이가 재밌었습니다.

 

먼저 효사부터 볼까요?

初九 震來虩虩, 後笑言啞啞, 吉.(초구 진래혁혁, 후소언액액, 길)

초구효는 우레의 진동이 일어날 때에 돌아보고 두려워해야 나중에 웃고 말하는 소리가 즐거울 것이니, 길하다.

九四 震遂泥(구사 진수니)

구사효는 진동하여 돌이킬 수 없이 빠져버렸다.

 

 

초구효와 구사효는 진괘에서 두 개 뿐인 양효입니다.

그런데 초구효는 웃고 길한 반면 구사효는 돌이킬 수 없이 빠졌다 합니다.

 

이 차이는 뭘까요?

우레를 나타내는 진동은 사람을 두렵게 만듭니다.

깜짝 놀라게 하기도 하구요.

여기서 말하는 우레는 단지 천둥 번개만이 아닙니다.

우리가 일상생활 속에서 만날 수 있는 윗사람의 청천벽력 같은 화라든가, 생각지도 못한 어떤 두려운 사건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 사건을 만나면 주역은 마땅히 두려워해야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어떻게 두려워하느냐에 따라 초구효 처럼 길할 수도 있고 구사효처럼 거기에 빠져버릴 수도 있습니다.

정이천 선생님은 초구효의 혁혁(虩虩)은 주변 상황을 둘러보고 사려하면서 불안해하는 모습이라고 말합니다.

두려움을 일으킨 사건 속에서 그냥 두려움에 빠져 있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수양하고 살펴서 그 상황을 빠져나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을 성장시키는 기회까지 되니 이것은 길 할 수밖에 없다 합니다.

하지만 구사효는 다릅니다. 우레가 진동할 때 구사효는 단지 두려워 하기만 할 뿐입니다. 두려움에 덜덜 떨면서 주변을 둘러보지 못하고 혼자 점점 움츠러 들어가는 모습입니다.

두려움 속에서도 주변 상황을 둘러보고 사려하며 자신을 둘러볼 것인가, 아니면 두려움에 그냥 빠져 움츠러져 있을 것인가. 같은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완전히 달라집니다.

 

연구실 생활을 하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 이런 두려운 사건을 겪게 되는 것 같습니다.

선생님들한테 혼이 날 때도 있고, 친구들의 신뢰를 잃을 때도 있고 예기치 못한 큰 문제를 일으킬 때도 있습니다.

그런데 꼭 보면 그런 사건들은 한번 터지고 나면 끝이 아니라 연쇄적으로 터지면서 당사자를 정신차리지 못하게 만들더라구요.

 

그럴 때 바로 위의 초구효와 구사효처럼 그 사람의 태도에 의해 사건의 방향은 달라집니다.

구사효처럼 사건이 터질 때 또 어떤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며, 그런 문제들 때문에 점점 위축되어 주변에서 해주는 충고도 듣지 못하고, 남들이 자신이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이해해주기를 바라며 그 상황에 점점 빠져버려 결국 헤어나오지 못하는 경우와

초구효처럼 사건이 터졌지만 거기서 자신을 돌아보고 주변을 살펴, 친구들이나 선생님들에 해주는 이야기를 듣고, 왜 저렇게 이야기를 할까 이해해보려 하고 자신을 반성하며 고쳐나간다면 결국 그 친구는 그 상황을 벗어나 성장하더라구요.

이렇게 누군가에게는 위기가 정말 위험한 상황이 되어버리지만 누군가에게는 성장의 발판이 되는 기회가 됩니다.

초구효 처럼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서는 한 가지 더 명심할 게 있다고 괘사는 말해줍니다.

 

震, 亨. 震來虩虩, 笑言啞啞, 震驚百里, 不喪匕鬯.(진, 형, 진래혁혁, 소언액액, 진경백리, 불상비창)

진동은 형통하다. 우레의 진동이 일어날 때에 돌아보고 두려워하면, 웃고 말하는 소리가 즐겁다.

우레 소리가 진동하여 백리를 놀라게 하는데, 숟가락과 울창주를 잃지 않는다.

우레에 놀라서 주변을 돌아보고 결국에는 웃고 즐거워지는 것은 초구효와 같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우레가 백리를 놀라게 할 때 숟가락과 울창주를 잃지 않는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정이천 선생님은 오직 종묘의 제사에서 숟가락과 울창주를 잡은 자만이 우레가 백리를 놀라게 할 때 망연자실 하는 데 이르지 않는다고 합니다. 숟가락과 울창주를 잡았다는 것은 제사를 뜻하는 것이고 제사만큼 정성과 공경을 다 하는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정성과 공경의 마음을 다하는 자는 큰 우레를 만나서 두려워하지만, 마음을 안정시키고 스스로 마음을 잃지 않을 수 있다고 합니다.

큰 우레가 왔을 때 망연자실하지 않을 수 있는 힘은 정성과 공경하는 마음, 즉 정신을 차리고 자신을 낮추는 자세에서 나옵니다. 문제가 일어날까 봐 전전긍긍하는 게 아닌 어떤 문제가 일어나도 받아들이겠다는 태도와, 이 상황을 어떻게든 기회로 삼아 나아가겠다는 마음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건을 만났을 때 돌아보며 두려워하고, 정성과 공경의 마음을 잃지만 않는다면 누구에게나 그것은 위기가 아니라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진괘는 알려줍니다.

세미나가 끝난 후 잠시 휴식 후

정미 누나와 저는 각자 하나 씩 맡아서 청소를 시작했답니다.

누나는 창문을 닦고

저는 더러워진 장판을 닦았습니다.

정미누나가 창문 안쪽과 바깥쪽을 열심히 닦았더니

얼굴이 비출정도로 깔끔해졌네요~

저는 이모가 알려준 장판 닦기의 비법!

뜨거운 물과 트리오로 때를 박박 닦았더니

 

완벽하진 않지만 깔끔해 지더라구요 ㅎㅎ

 

저녁이 되자 찾아온 명진이, 지수와 오랜만에 산장에 모여 정미누나와 함께 일상토크를 하고

 

수업을 시작했습니다.

이번 책은 채운 샘의 『언어의 달인, 호모로퀜스』입니다.

 

아이들과 당분간 달인 시리즈를 읽기로 했는데

그중에서 명진이가 읽고 싶다고 해서 고른 책입니다.

 

이번에 읽은 부분에서는 채운 샘이 소개해주신 이덕무의 글이 인상 깊었습니다.

“감당할 수 없을 만큼의 슬픔이 밀려와 사방을 둘러봐도 막막하기만 할 때에는 그저 땅을 뚫고 들어가고 싶을 뿐, 살고 싶은 마음이 조금도 없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나에게는 두 눈이 있고 글자를 알기에 한 권의 책을 들고 마음을 위로하면, 잠시 뒤에는 억눌리고 무너졌던 마음이 조금 진정된다. 내 눈이 제아무리 다섯 색깔을 구분할 수 있다 하더라도 책에 대해서는 깜깜한 밤과 같다면 장차 어디에 마음을 쓰겠는가?(이덕무 「선귤당농소」)”

이 글을 읽으며 대학 시절 방황을 겪으며 삶이 무겁게만 느껴지고 답답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때 무작정 도서관에 가서 책들 앞에 섰을 때가 기억이 났습니다. 많고 많은 책 중에서 제목이 끌리는 책을 골라서 막 읽어나가다가 마음을 위로해주고, 힘이 나게 해주는 문장 하나를 만나면 거기서 다시 기운을 차리고는 했었습니다.

정말 이덕무 선생님의 말처럼 책이 없었으면, 그런 시절들을 어떻게 견뎠을까요? 언제나 묵묵히 그 자리에서 기다려주는 책을 친구로 둔 것만으로도 살아가는데 든든한 빽이 되어주는 것 같습니다.

어낭스 팀은 오늘 성민이가 집에 일이 있어 유겸이만 참석했다고 합니다.

성민이는 없었지만 언제나 그렇듯 이번 주도 즐거운 낭송을 이어갔다고 하네요^^

 

수업이 끝나고 새 단장을 하며 꺼내놓은 텔레비전과 김치 냉장고를 밖에 내놓기 위해

명진이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영차~ 영차~

텔레비전을 옮기는 것까지는 괜찮았는데…

 

김치냉장고를 드는 것은 쉽지가 않더라구요 ㅎㅎ

 

결국 정미누나까지 합세하여 거의 밀다시피해서 밖으로 옮겨놓았답니다.

명진이 덕에 무사히 옮길 수 있었네요.

명진아 매번 고마워~~

 

함백 산장의 마지막 일정!

옥현이모와의 낭송 시간입니다.

4-3 꽃

 

꽃을 따는 일에만 마음이 팔려

그 마음이 흐트러진 사람은

잠든 마을을 물이 휩쓸어 가듯

죽음이 그를 앗아간다

 

꽃을 따는 일에만 마음이 팔려

그 마음이 흐트러진 사람은

욕망이 채워지기도 전에

생을 마친다

 

꽃의 빛깔과 향기를 다치게 하지 않고

오직 꿀만을 취하는 벌처럼

지혜가 있는 사람 또한

마을에 들어 그처럼 걸식을 행한다

 

꽃을 따는 일은 우리의 감각을 즐겁게 해주는 쾌락을 말하는 것이 아닐까요?

물질적으로는 돈과 같은 것이 될 수도 있고

성공이나 명예처럼 큰 것도 있을 것이고

일상에서 느끼는 기쁨들인 쇼핑이나, 드라마, 게임과 같은 것들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마음이 팔리면 여기에 끄달리고 저기에 끄달리다가 한 세월이 어떻게 가는 지도 모르게 가버리고

죽는 지도 모르고 생을 마친다는 구절을 보며 모골이 송연해지더라구요.

 

그렇게 살지  않으려면 내가 뭔가에 홀려 있지는 않은지 살피며 잘 깨어있는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럼 각자 다들 잘 깨어있는 한 주 보내기를 바라며 이번 주 청공터 늬우스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주에 또 만나요~!

 

 

 

<인턴 사원 겸제의 하루~>

 

1. 눈이 부셔요~

겸제는 왜 이러고 있을까요?

 

해가 정면에 있어서 눈이 부셔서 그렇답니다 ㅎㅎ

저렇게 눈이 부셔 눈을 가리더니…

 

어느새 골아 떨어져 버렸네요 ㅎㅎ

요즘엔 조금 컸다고 유모차에 타서도 뒤로 눕지 않고 버티더라고요.

그래서 매번 저 자세로 잠이 든답니다ㅜㅜ

 

2. 바가지머리 겸제

얼마 전, 겸제와 미용실에 갔습니다^^

오랜만에 머리를 깎으러 온 겸제는

언제 이렇게 컸는지 울지도 않고 씩씩하게 머리를 자릅니다.

 

시원~하게 머리도 감았어요.

머리에 윙~까지(드라이기^^)

겸제도 울지 않은 자신이 스스로 뿌듯했는지 나중에 싹둑싹둑할때 안 울었다고 자랑했답니다 ㅎㅎㅎ

 

 

가지런하게 머리를 자른 후 호박죽 먹는 겸제랍니다ㅎㅎㅎ

 

3.  자전거가 생겼어요~!

오랜만에 오신 겸제의 할아버지께서 자전거를 사주셨어요.

그림책을 보다가 자전거 이야기가 나오면 겸제가 “겸체 자정거~” 하면서 애타게 찾더라고요ㅜㅜ

 

겸제 자전거는 요즘 아이들이 두 발 자전거를 배우기 전에 타는 자전거인데 신기하게 페달이 없더라고요.

이 페달 없는 자전거에 익숙해지면 나중에 두 발 자전거도 쉽게 탈 수 있다고 합니다~!

참 신기한 것들이 많죠?!

 

사진 속 겸제, 제법 폼이 나지 않나요?

하지만 실제로 자전거 탄 시간은 5분, 나머지는 엄마 아빠가 내내 들고다녔답니다^^;;

 

 

안전을 위해 헬멧까지 구입~! 겸제가 자전거를 슝슝 타는 모습 기대해주세요ㅎㅎㅎ

 

 

모두 감기 조심하시고 그럼 저는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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