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성준입니다^^

따듯한 햇살 때문에 기차 안에서 보는 바깥 풍경은 포근하지만

기차에서 내리니 함백의 공기가 쌀쌀하네요.

 

하지만 산장 안은 훈훈합니다.

그런데 보통 때보다 더 따듯한 것 같은 이 느낌은 뭘까요?

 

 

 

짜짠~!

바로 함색산장의 새 식구가 된 커튼 덕분이랍니다 ㅎㅎ

저 커튼은 오랫동안 길샘이 집에 고이 모셔두었던 것이라고 하네요.

보기만 해도 따숩지 않나요? ㅎㅎ

 

자 그럼 오늘의 세미나를 시작해보겠습니다.

이번 주에는 64괘의 마지막!

수화 기제(旣濟)괘와 화수 미제(未濟)괘입니다.

기제는 이미 건넜다는 뜻으로 끝과 완성을 뜻하고

미제괘는 그 반대로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뜻합니다.

매번 이 마지막 두 괘를 볼 때마다 순서가 참 재미있다는 생각이 든답니다.

 

우리는 보통 완성을 상징하는 기제 괘가 마지막이 되고, 미완성을 상징하는 미제 괘가 그 앞에 와야 할 것 같은데

역의 순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왜 미완성인 미제가 마지막이 되는 것일까요?

어떤 것도 궁극적으로 끝날 수는 없으므로, 미완성을 상징하는 미제괘로 받아서 끝마쳤다.

역(易)은 변역(變易)하여 끝나지 않으므로, 기제괘의 뒤를 미제로 받아서 마쳤다.

-정이천 지음,  『주역』, 심의용 옮김, 글항아리, 1227쪽

그 이유는 세상만물이 끊임없이 변한다는 역의 관점에서는 불변하는 완성이라는 것도, 끝이라는 것도 있을 수 없기에

마지막을 미완성인 미제로 마친다고 합니다.

목표에만 도달하면, 완성하기만 하면 끝이라는 저희의 고정관념을 주역은 또 한번 깨주네요 ㅎㅎ

 

저는 이 기제괘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물이 바로 ‘도요토미 히데요시’입니다.

먼저 기제 괘의 괘사를 보겠습니다.

 

일들이 성취된 때에는 형통할 것이 작은 일이라서, 올바름을 굳게 지키는 것이 이로우니, 처음에는 길하고 끝에는 혼란하다.

-같은 책, 1213쪽

참 이상합니다.

완성이 되었으면 크게 형통해야 하는데 형통할 것이 작다 하고,

끝이 났으면 이제 그냥 길해야 할 것 같은데 끝은 혼란한다 합니다.

 

그 이유는 왜일까요?

모든 일이 성취된 대에는 큰일은 이미 형통했고 작은 일은 여전히 형통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처음에는 길하다”는 것은 모든 일이 이제 막 성취된 때를 말하고, “끝에는 혼란하다”는 것은 성취의 극한에 이르면 뒤집어진다는 말이다.

-같은 책, 1214쪽

완성이 되었기 때문에 더는 크게 형통할 것이 없고, 올라갔으면 내려갈 일만 남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자 그럼 도요토미 히데요시와 기제괘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 이야기를 한 번 들어볼까요?

 

미천한 신분이었던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서로 일본을 통일하려고 싸우던 전국시대에

떠오르는 별이었던 노부나가의 밑에 들어가 그의 오른팔이 됩니다.

승승장구하며 전국 통일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 노부나가는 부하의 배신으로 갑작스럽게 죽고 맙니다.

히데요시는 그사이 노부나가의 세력을 차지해버리죠.

그리고 일본통일을 자신의 힘으로 이루어냅니다.

그런데 히데요시는 여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달리는 경주마처럼 멈출 줄 모르고 대륙으로 눈길을 돌립니다.

아직은 늙었다고 주저앉을 때가 아니야. 선두에 서서 진군하는 거지. 그리고 명나라 도성에 들어가 천황님을 그곳으로 모신다. 그 밑에서 명나라의 800여 주를 방방곡곡에 이르기까지 이 손으로 완전히 제압하는 거지.

-야마오카 소하치 지음, 『대망7』, 박재희 옮김,  동서문화사,  260쪽

그의 다도 스승과  그의 부인 그리고 많은 신하들까지 반대하지만 그는 고집을 꺾지 않습니다.

그렇게 결국 임진왜란은 시작되고 우리가 아는 것처럼 그는 패배하고 맙니다.

그런 과정에서 그는 병을 얻게 되고 초라한 죽음을 맞이합니다.

전쟁의 패배로 그의 가문의 가세는 기울어 버리고 이제는 자신의 후계자인 어린 아들의 생존마저 불투명해 진 상황.

그는 죽음을 앞두고 강력한 세력을 가지고 있던 영주들과 부하들에게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며 애원하듯이 아들을 부탁합니다. 히데요시의 뒤를 이어 일본을 통일한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그 모습을 보고 “나는 이런 모습으로는 죽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할 정도로 히데요시의 모습은 초라했다고 합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통해 기제 괘의 괘사를 본다면

형통한 것이 작다는 것은 이제 큰일들이 아니라 국가를 안정시키기 위해서 작은 일들을 형통하게 해야 하며,

처음에 길하고 끝이 어지럽다는 것은 완성의 기쁨이 후에는 더 어려움이 올 것을 알고 준비하고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 아닐까요?

 

전국 통일 같은 큰일이 아니라 우리 일상에서도

우리가 가지는 성취들 속에서 그 성공에 빠져서 마음을 놓아버리거나, 더 큰 성공을 욕망하는 것이 아니라

그 성취를 이루었을 때 더 마음을 다잡고 한 걸음씩 나아가는 것이 기제괘의 가르침이 아닐까 싶네요 ㅎㅎ

 

세미나가 끝나고 나서는 산장의 창문 틈에 있던

먼지와 벌레들의 잔해를 제거하고

 

창문들을 쓱싹쓱싹 닦았답니다.

 

저녁에는 코로나가 심해져서 이번 주도 아이들과 줌으로 수업을 하였답니다.

 

이번에 읽은 책은 『사랑의 달인, 호모 에로스』입니다.

이 책은 제가 곰샘 책 중에 처음으로 읽은 책이라 추억이 새록새록 하더라구요.

 

군대를 전역하고 나서 이제는 제대로 된 연애를 좀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책방을 기울이다가 발견해서 읽게 되었지요.

그리고 그게 인연이 되어 곰샘 강의도 찾아가 듣게 되고

그러다 연구실까지 찾아와 지금까지 공부하고 있네요 ㅎㅎ

 

책이라는 작은 인연이 이렇게 긴 시간을 만들어낸 거 보면 참 신기하네요^^

 

예전에 읽을 때는 ‘어떻게 하면 연애를 좀 하고 사랑을 잘 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으로 읽었었는데

이제 부모가 되다 보니 ‘아이에 대한 사랑’이 더 눈에 띄네요.

 

겸제가 하루하루 조금씩 배워가며 커가는 모습을 보면 참 신기하고 뿌듯합니다.

그런데 이제 조금씩 자기 고집을 부리며 말을 안 듣기도 한답니다.

(아직 네 살이 안 돼서 그런지 미울 정도는 아니더라구요^^)

이빨을 닦거나, 밥을 먹을 때 아이에게 어디까지 양보를 하고, 언제 따끔하게 혼을 내야 하는지 어렵기만 합니다.

요즘에는 갖은 유혹과 협박(?) 속에서 밀당을 해가며 하루하루 보내고 있답니다.

그러면서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 아이를 어떻게 사랑 해야 하고 대해야 하는지 고민을 종종 합니다.

너무 오냐오냐 키우면 버릇이 없어질 것 같고, 그렇다고 또 엄하게 키우자니 벌써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들고요.

 

그런 고민 중에 만난 이야기가 바로 ‘곽탁타’의 이야기 입니다.

한번 들어보시겠어요?

 

아주 오래전 중국에 나무를 잘 기르는 이가 있었다. 성은 곽씨요, 이름은 탁타. 등이 낙타처럼 굽었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란다. 그는 진정 ‘나무심기의 달인’이었다. 어떤 나무건 그가 심으면 다 잎이 무성하고 튼실한 열매를 맺었다. 다른 이들이 그 비법을 훔쳐 내고자 갖은 노력을 다했으나 도무지 알아차릴 수가 없었다. 결국 그들은 탁타에게 그 비밀을 알려 달라고 부탁했다. 탁타는 이렇게 답했다.

“저는 나무를 오래 살게 하거나 잘 자라게 할 수는 없습니다. 단지 나무의 섭리에 따라 그 본성에 이르게만 할 뿐입니다. 본성이란 뿌리는 펼쳐지려 하고, 흙은 단단하게 되고자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해준 뒤에는 건드리지도 말고 걱정하지도 말며, 다시 돌아보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탁타가 보기에 다른 이들은 이렇게 하지 않았다. 뿌리를 뭉치게 할 뿐 아니라 흙을 돋워 줄 때도 지나치거나, 아니면 모자라게 한다. 그렇게 하고도 마음이 놓이지 않아 아침에 들여다보고, 저녁 때 어루만진다. 심지어 나무의 껍질을 손톱으로 벗겨 보고 살았는지 말라 죽었는지 시험하고, 뿌리를 흔들어서는 흙이 단단한지 부실한지 관찰하기까지 한다. 그러니 나무가 자신의 본성을 잃어버려 제대로 자랄 수가 없다는 것이다.

-고미숙 저, 『사랑의 달인, 호모에로스』, 북드라망, 112쪽

 

탁타의 나무 기르는 비결은 본성에 이르게만 할 뿐 건드리지도 않고, 걱정하지도 말며, 돌아보지도 않는 것이라 합니다.

나무가 자신의 힘으로 자랄 수 있도록 하는 것처럼 아이를 기를 때도 가장 중요한 것이 자기 힘으로 커가는 것이라 합니다.  아이라고, 어리다고 오직 배려받고 보호받아야만 하는 존재가 아니라 “자기 삶의 주인은 자신이라는 것을 아주 어린 시절부터 처절하게 깨닫게 해주는 것”, 그것이 부모가 해야 할 사랑이라고 합니다.

그러려면 어떤 육아에 관한 방법론이 아니라 아이가 내가 원하는 대로 컸으면 하는 사심과,  내가 어떻게 해주지 않으면 아이에게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까 하는 불안감을 내려놓아야만 할 것 같습니다. 진정 좋은 부모가 되는 길은  멀고도 험난해 보이네요^^

어낭스 팀은 오늘 유겸이만 참석했다고 합니다. 성민이는 가족 회식이 있어서 못했다고 하네요.

그래도 언제나 한결같이 유겸이는 정미누나와 함께 즐거운 수업을 했답니다.

언제나 굳건히 그 자리를 지켜주는 유겸이가 있어 항상 든든하네요!

그럼 오늘 하루도 옥현이모의 낭송을 들으며 마무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4-4 어리석음

나쁜 짓은 곧바로 드러나지 않는다

새로 짠 소젖이 금새 굳지 않듯이

나쁜 짓은 그림자처럼 그를 따른다

재에 덥힌 불씨처럼

 

어리석은 사람은 온갖 생각을 내어도

어떤 이익도 얻지 못하니

스스로 창칼을 불러들여

제 자신을 해치도록 한다

다들 건강 잘 챙기시고 다음 주에 또 뵈어요~^^

 

 

<인턴 사원 겸제의 하루~>

겸제는 역시나 쑥쑥 커가고 있답니다.

 

요즘에는 말이 엄청 늘었는데요,

아침에 일어나 거실로 나가려는데 갑자기 “잠깐 멈춰~!”라고 하더라고요.

잠깐이라는 말을 어디에서 배웠느냐고 물으니 어린이집에서 알려주셨대요~

또 언젠가는 혼자 바닥을 청소하며 “너무너무 지지야~”라고 하더라고요

겸제가 새로운 단어를 말할 때마다  그저 신기하고 재미있어서 웃게 된답니다ㅎㅎ

 

 

요즘 또다시 코로나 확진자가  무섭게 늘어 어린이집에 보내는 것도 그렇고

마음껏 돌아다닐 곳이 없어져 걱정되더라고요.

 

겸제도 어쩔 수 없을 때만 어린이집에 보내고 가정 보육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지난번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때보다 조금은 더 컸는지 혼자 노는 시간이 더더 늘어났답니다.(야호~!)

겸제는 집에서 무엇을 하고 놀까요?

 

겸제는 하루 중 퍼즐을 하고 노는 시간이 많아요.

공룡퍼즐-세계지도퍼즐-우리나라지도 퍼즐까지 하고 나면 한 30분은 훌쩍 지난답니다.

여전히 코로나 바이러스는 기승이지만, 이렇게 아이가 커가고 있다는 사실이 위안이 됩니다.

 

 

처음에는 하다가 잘 안되어 금방 포기하더니 몇 번 도와주니 혼자서도 잘 하더라고요~

 

다 맞추고 브이~

 

 

요가하는 엄마를 보고 이렇게 홍학처럼 한 발로 서있을 수도 있답니다.

입으로는 홍학 울음소리도 따라합니다ㅋ “악~ 악~”

 

 

 

책을 펼쳐 놓고 책 찾기 놀이도 하고 책을 돌 다리처럼 건너기도 합니다.

이렇게 집에서 할 수 있는 놀이를 인터넷에서 찾아보기도하고 또 개발하고 있습니다ㅎㅎ

 

 

그렇다고 아예 집에만 있을 수는 없어서 산책 겸 시장에도 다녀옵니다.

겸제가 시장에서 가장 좋아하는 호박죽 이모~!

호박죽 한 그릇을 사면 저렇게  호박죽을 종이컵에  3개나 담아주신답니다.

이러니… 단골이 안될 수가 없겠지요?ㅎㅎ

 

이렇게 집 주변을 살살 돌아다니며 잘 지내고 있답니다.

여러분도 건강 잘 챙기시고 곧 뵈었으면 좋겠습니다 🙂

 

그럼, 다음 주에 뵐게요!

 

0 0 vote
Article Rating
guest
0 Comments
Inline Feedbacks
View all comments
0
Would love your thoughts, please comment.x
()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