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성준입니다^^

지난 주에 정미 누나가 이야기했던 것처럼

이번 주가 저희 함백 청공터 마지막 활동이었습니다.

제가 처음 갔던 게 2016년 2월이었으니 벌써 5년이나 되었네요.

 

어느 날 장자방에서 곰샘과 제 사수가 함백산장 회의를 하고 있었어요.

누구 같이 갈 사람 없을까 고민하고 있을 때… 갑자기 곰샘께서 말씀하셨어요.

“너 함백  한번 가볼래?”

 

옆에서 조용히 공부하다가 우연히 함백 활동에 합류하게 되고…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함백과 함께하게 되었네요^^

 

그렇게 시작한 함백 활동이 이렇게 마무리가 되니 그 느낌이 참 오묘합니다.

거기다 최근 코로나 때문에 거의 두 달을 못 가다가 이번에 기차를 타고 가게 되니 기차에서 보는 익숙한 풍경들도 하나하나가 새로웠답니다.

 

 

 

 

어김없이 예미역에 도착했습니다^^

 

 

예미역에 내리면 매번 저희를 반겨주던 돌 거북이는 처음 모습 그대로 자리를 지키고 있네요.

 

 

공기도 좋고, 기온도 따듯해 여행하기 딱 좋은 날씨였어요.

 

 

“함백 산장아 잘 있었니!”

얼마 만에 보는 산장인지 ㅎㅎ

 

 

저희가 오지 못한 사이에

선생님들이 명상을 하러 오셔서

요렇게 산장 안도 예쁘게 꾸며주시고

 

정갈하게 자리도 바꾸어 놓으셨더라구요.

 

 

점점 산장이 명상센터의 모습으로 변해가네요^^

 

우와~ 정말 오랜만에 옥현이모 얼굴도 봤답니다.

이모는 요즘 허리가 안 좋아 고생하고 있다고 합니다 ㅜㅜ

얼른 나으셔요~!

 

 

 

정미 누나는 어디에 가는 길일까요?

손에 든 건, 졸업장…?

 

 

그동안 매주 어낭스에서 꾸준히 공부한 성민이에게 졸업장을 수여하러 가는 길입니다~

 

 

그런데 아쉽게도 성민이가 시골 할머니 댁에 가서 졸업장과 선물은 어머니에게 전달하였습니다.

 

 

가비애 덕에 매번 세미나 때 맛있는 커피와 차를 먹을 수 있어서

세미나가 더 즐거웠던 것 같아요.

 

마지막까지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자 그러면 세미나를 시작해 볼까요?

 

이번 주 시경을 끝으로 대충이라도 삼경을 다 봤네요.

말로만 듣던 삼경을 다 읽다니… 감개무량합니다 ㅎㅎ

 

 

이번 시들도 옛 시대의 사람들의 마음을 알 수 있어 좋았고

또 그 마음이 지금을 사는 우리의 마음과 다르지 않아 와닿았답니다.

 

장엄함

 

장엄한 저 위의(威儀)는 인품에서 나온 일각

사람들이 말하기를 철인(哲人)들이 바보라네

서인들이 바보 됨도 잘못된 것이지만

철인들이 바보 됨은 있어서는 안 되는 일

 

넓은 하늘이 저리 밝아도

우리의 삶은 즐겁지 않네

그대들을 바라보니 멍청하구나

그래서 내 마음이 처참해지네

그대들을 하나하나 깨우치지만

나의 말을 건성건성 흘려버리고

중요한 교훈으로 아니 여기며

도리어 농담으로 받아들이네

아직도 철이 들지 않았다지만

이미 벌써 늙어서 망령 들었네

-이기동 역해, 『시경강설』,636쪽

 

소공과 하늘

 

하늘이 이다지도 노하시었나

하늘이 이토록 재앙을 내리시네

기근으로 우리들을 괴롭히시어

백성들이 뿔뿔이 흩어지니

우리 국토 마침내 황량해졌네

 

하늘이 죄 그물을 내리시어서

좀도둑들 집안에서 서로 헐뜯네

멍청하게 치고 박고 분열하여서

어지러이 무너지고 비뚤어져서

그리하여 이 나라를 망치려드네

 

서로서로 소리치고 비방하면서

자기들의 잘못을 전혀 모르네

조심조심 애를 쓰고 몸을 삼가도

천하에 편안한 곳 하나 없으니

나의 자리조차도 부지 못하네

 

-이기동 역해, 『시경강설』,675쪽

 

위  두 시는 정치하는 사람들을 풍자한 시라고 합니다.

예나 지금이나 정치하는 사람들은 도대체 왜 그런 건지

국민들의 힘듦은 생각하지 않고,

서로 니가 잘 못 했네, 네가 잘 못 했네 싸우기만 하고 있으니

정말 보다 보면 가끔 울화통이 터지곤 하지요.

 

시경이 쓰인 지가 2,500년 전인데 예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은 걸 보면

정치하는 사람들의 어쩔 수 없는 속성인가 봅니다.

 

그런 분노를 지금은 사람들이 한데 모여 시위하며 풀어낸다면,

예전에는 이렇게 시로써 표현했던 것 같습니다.

 

그 답답함이 절절하게 묻어 있네요.

특히 “아직도 철이 들지 않았다지만 이미 벌써 늙어서 망령 들었네”라는 구절이 저는 재미있더라구요.

철도 들지 못하고 망령되게 늙었다니…

마치 피지도 못하고 시든 꽃처럼, 익지도 못하고 썩어버린 과일처럼

뭔가 허망한 느낌이 드네요.

 

한 번뿐인 인생, 저렇게 살아가지 않도록 정신 줄 놓치지 말고 잘 살아가 봐요~

 

 

세미나가 끝난 후 마당과 산장을 정리하고 잠시 쉬고 있는데…

우리 함백산장의 터줏대감 유겸이가 왔네요!

 

 

그럼 6년 동안 꾸준히 함백 산장을 지켜주며 낭송을 한 유겸이에게

졸업장을 수여하겠습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항상 함백산장에 활기를 불어넣어 주고

힘이 되어준 유겸이에게 모두 박수를 부탁드려요~

 

 

6년이라는 시간을 꾸준히 한다는 게 쉽지 않은데 정말 대단하네요.

 

 

우리 의리의 유겸이는 기특하게도 받기만 하지 않고

선생님들 선물까지 준비해왔답니다.

참 센스쟁이죠^^

 

코로나 때문에 졸업 사진도 오붓하게 찍을 수가 없네요 ㅜㅜ

그래도 거리두기를 하고 찍는 사진도 나름 매력 있지 않나요 ㅎㅎ

 

 

이렇게 쪼그맣던 유겸이와 성민이도 어느새 정말 많이 컸지요?

 

 

유겸아 성민아 그동안 고마웠어~

지금처럼 언제나 씩씩하고 밝게 커나가기를 바랄게~

 

 

청소년 수업도 오늘로 공식적인 일정은 끝입니다.

하지만, 함백 활동이 끝난 이후에도

저와 아이들이 서로 이 모임을 원할 때까지는 줌을 통해서 함께 해보기로 했답니다.

 

코로나가 아니었으면 이렇게 멀리 떨어져 같이 공부할 생각도 못 했을 텐데

정말 코로나가 물리적 거리를 많이 좁혀준 것 같네요.

 

아이들과 이번에 읽은 책은 곰샘의 강의를 책으로 엮은 『고미숙의 인생 특강』입니다.

 

저팔계는 돼지고 손오공은 원숭이인데, 사오정은 무슨 동물하고 닮았는지 몰라요. 치심(癡心)의 대표적인 캐릭터죠. ‘난 누구 여긴 어디’라고 하는 요즘 가장 많이 유행하는 말의 구현체죠. 자기가 누군지 몰라요. 그리고 여기가 어딘지 모르는 거죠. 방심의 결정판입니다.

고미숙 저, 『고미숙의 인생 특강』, 북튜브, 103쪽

 

욕망은 딱 두 가지 방향이에요. ‘살아라, 내 몸의 항상성을 지켜라’ 이 명령, 그리고 그 다음에 ‘타자와 하나가 돼서 번식해라, 또 다른 생명을 낳아라’. 이것만이 욕망이 갖고 있는 속성이에요. 그래서 이걸 우리가 물리학적으로 쿨하게 보면 흡수했으니까 발산을 해야 하는 거죠. … 흡수했으면 발산해야만 한다는 원칙이지요. 그러면 결국 원초적으로는 ‘지속하고 접속하라’. 이 명령이거든요. 그렇게 할 때 비로소 내가 다른 존재로 변형되어 가는 걸 성장이라고 해요. 그게 생로병사에요. … 타자와 접속해야 해요. 타자 안에는 시공간도 들어가고, 동물, 인간, 기계 다 포함되는 거죠. 접속해서 나를 변형시켜야 해요. 그것이 욕망이 갖고 있는 속성이자 패턴이고 방향이라는 겁니다.

같은 책, 90쪽

 

지수는 사오정의 캐릭터를 보고 자기 같았다고 합니다. 학교가 방학을 하고 매일 집에서 똑같은 일상을 반복하면서 ‘지금이 몇 시인지, 지금 내가 뭐 하고 있는 건지, 이러고 있어도 되는 건지’ 생각하면서 정신을 차리지 못한 체 멍하고 무기력하게 지냈다고 하네요. 그런데 사촌 언니네 집에 오니 6살짜리 조카랑 계속 있다 보니 정신은 없지만 뭔가 알 수 없는 활기를 띠게 되었다며 선생님이 말하는 접속이 왜 중요한지 이제 좀 알겠다고 하더라구요.

 

저도 함백 활동을 하면서 참 많은 접속을 경험했던 것 같아요.

매주 기차를 탈 때마다 바뀌던 바깥 풍경들도 하나의 접속이었고,

매주 함께 세미나를 하던 사람들, 읽었던 책들,

그리고 위스타트와 산장에서 만났던 아이들까지 저에게는 모두 소중한 접속이었답니다.

 

기차를 타고 사계절이 변해가는 모습을 보며 산과 들판이 어떻게 옷을 갈아입는지 알게 되고,

사람들과 어떻게 하면 함께 즐겁게 공부하며 서로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아이들과 수업을 하면서 가르치는 것이 얼마나 큰 공부 인지를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정미 샘과의 훈훈한 마무리 인사를 마지막으로 아이들과의 줌 수업도 끝~!

 

청소년 낭스의 졸업식은 어떻게 했냐고요?

 

짜잔~ 이렇게 만나서 전달하였답니다^^

다행히 아이들이 이번 주에 저희 집이랑 가까운 고모네 집에 오게 되어서

오랜만에 얼굴도 보고 야외에서 잠시 담소도 나누고 이렇게 졸업장을 줄 수 있었어요.

 

 

얘들아 3년 동안 고생 많았다~

우리 앞으로도 재미나게 공부해보자~^^

 

 

이제 언제나 청공터 늬우스의 마지막을 장식하던 옥현이모와의 만남이 남았네요.

이모는 오늘도 낭송하시느라 집중을 하고 계십니다 ㅎㅎ

 

4-7 폭력

 

소를 치는 사람이

채찍으로 소를 몰아 목장으로 가듯이

늙음과 죽음 또한

쉼 없이 우리 목숨을 몰고 간다

 

평온한 삶을 즐기는 게 생명이니

생명을 때리거나 죽임으로써

그 속에서 즐거움을 얻는 이는

뒷세상의 평온함을 얻지 못한다

 

평온한 삶을 즐기는 게 생명이니

생명을 때리거나 죽이지 않음으로써

그 속에서 스스로 즐거움을 찾는 이는

뒷세상의 즐거움 또한 얻게 된다

 

어리석은 사람은 악을 행하고도

스스로 그것을 깨닫지 못한다

하여 스스로 지은 업이 일으킨 불길 속에서

몸을 태우며 괴로워한다

 

이 세상에 지혜로운 이가 있어

능히 스스로 부끄러움을 알아

이 세상 누구도 비난하지 않나니

좋은 말에게 채찍이 필요 없듯이

 

활 만드는 사람은 활시위를 고르고

물길을 아는 사람은 뱃길을 잡으며

목수는 나무를 다루며

어진 사람은 자기 자신을 다룬다

 

-『낭송 금강경외』, 신근영 풀어읽음, 북드라망, 175쪽-

 

처음에는 “이 긴 걸 어떻게 외워!” 하시던 이모였는데

이제는 아픈 와중에도 낭송을 놓치지 않으시고 멋지게 해내시네요.

 

함백을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항상 함백 산장과 저희를 보살펴 주신 이모가 없었으면

이렇게 오랜 시간 함백 활동도 할 수 없었을 것 같아요.

 

거기다 이모와 함께 공부하면서 들었던 생생한 인생 이야기들은

정말 어디서 얻지 못할 소중한 경험이었어요.

 

이모 정말 정말 감사했습니다~!

 

 

자 이제는 우리가 헤어져야 할 시간이네요.

이모의 배웅을 받으며 함백을 떠날 일만 남았어요.

 

 

정들었던 함백도 이제 안녕~

나중에 코로나가 잠잠해지면 놀러도 오고 또 기회가 된다면 저도 명상을 하러 오겠지요 ㅎㅎ

 

매주 알차게 보내던 월요일이 이제는 좀 허전할 것 같네요.

 

다들 매번 부족한 후기 보러 와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종종 달아주셨던 댓글이, 지나가다 후기 재밌게 읽었다는 한마디가

쓰는 데 큰 힘이 되었답니다. 다들 건강하시고 또 다른 인연으로 만나요~^^

 

안녕 청공터~, 고마웠어 함백산장!

 

 

앗 그런데 잠깐!

 

 

 

 

 

함백일정은 끝이 났지만

아직 청공터 늬우스는 끝이 나지 않았답니다.

 

청공터 늬우스의  핫 코너 <인턴 사원 겸제의 하루>가 빠지면 섭하죠 ㅎㅎ

 

 

이번에는 인턴사원 겸제의 하루가 아니라 겸제의 일생(?)을 함께 볼까요?

2018년 8월 5일! 3.15kg으로 태어난 겸제!

 

 

매일 매일 폭풍 성장을 하더니

 

 

어느새 뒤집고 앉고 기더니 감이당까지 진출해서 함께 수업을 들었지요 ㅎㅎ

감이당 뿐만 아니라 청공터의 인턴 사원으로 취직이 되어

함백까지 오가며 이모와 형 누나들의 사랑을 독차지했었죠.

 

 

여름에는 함백에서 수빈이 누나와 즐거운 베이비 캠프도 하고

돌을 맞이해서 연구실 가족들과 축하 파티도 함께했지만…

코로나가 터지고 나서는 연구실도 함백도 가지 못하고 집돌이가 되어버렸네요 ㅎㅎ

 

 

그사이 혼자 먹고, 놀고 책 보기까지 할 정도로 훌쩍 커버렸어요.

이제 30개월인데 정말 많이 컸죠?

 

<인턴 사원 겸제의 하루~>를 쓰면서 저희도 매번 아이가 크는 걸 기록하고 정리할 수 있어 좋았는데

이렇게 끝이 나서 아쉬워요~ 코로나가 끝나면 겸제와 직접 연구실을 드나들며 소식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동안 겸제의 성장을 지켜봐 주시고 늘 응원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그럼 이제 정말 마지막 인사를 드려야겠네요.

 

다들 건강히, 잘 지내시길 바라겠습니다.

모두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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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결
한결
7 months ago

마지막 청공터뉴스라니ㅠㅠ
그동안 함백소식, 어낭스, 청소년 낭스 소식 나눠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다른 공간에서 공부하는 친구들, 샘들과 연결감도 느끼고,
중간 중간 인용해주시는 책 내용으로 한 주간 마음의 지침을 삼기도 했답니다.
비타민 같았던 겸제 인턴의 소식도 매번 감사했구요~ㅎㅎ

마지막 뉴스라는 게 아쉽지만…
‘모든 좋은 것에는 끝이 있고, 끝이 있어야 좋다'(?)는 홍루몽의 한 구절처럼,
청공터 늬우스가 좋았던 만큼, 기쁜 마음으로 보내주려고 합니다!^^

매번 소식 전해주셨던 성준샘 & 정미샘, 감사드립니다~
다른 공부인연과 소식으로 만나뵙길 기다리겠습니다 🙂

한수리
한수리
7 months ago
Reply to  한결

한결샘 매번 애독해주시고 응원해주셔서 감사해요~
겸제는 코로나가 진정되면 깨봉으로 놀러 갈 테니 그 때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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