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강불식 일요 문장반

안녕하세요. 자강불식 일요 문장반입니다. 시즌2에서는 ‘낭송 금강경’ 중 백유경을 함께 읽고 필사하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백유경은 이름 그대로 백 가지 비유를 담은 경전이지만, 실제로는 98개의 비유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우리가 저지르게 되는 어리석음을 98개의 비유를 통해서 재밌게 들려줍니다. 너무나도 어리석은 모습에 친구들은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라며 웃음을 터뜨리기도 하고 우리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은 거 같다며, “어떤 마음이 이런 행동을 하게끔 하는 걸까?” 하고 함께 고민하며, 이야기를 나누어보았습니다. 그중에서 인상 깊었던 『길잡이를 죽인 상인들』 편을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어떤 상인 무리가 큰 바다를 항해하게 되었습니다. 바다를 건너기 위해서는 길잡이가 필요했기에, 그들은 수소문 끝에 적당한 길잡이를 찾았고 항해를 시작했는데요. 항해를 하던 중, 그들은 한 섬에서 휴식을 취하게 되었고 그곳에서 만난 제사장에게 상인들은 묻습니다. “어떻게 하면 이 바다를 무사히 건너겠습니까?” 이에, 제사장은 “사람을 죽여 천신님께 제사를 올린다면, 무사히 항해를 마치실 수 있을 겁니다.”라고 합니다. 이 얘기를 들은 상인들은 어떻게 하면 좋을지 의논했고 그들은 서로를 제물로 바칠 수는 없으니, 길잡이를 제물로 바치자고 결정합니다. 길잡이를 제물로 바치고 제사를 지낸 뒤, 그들은 다시 배로 돌아왔지만, 그들에겐 길을 안내해 줄 길잡이가 없었습니다. 어디로 갈지 몰라 그들은 헤맸고 결국엔 모두 지쳐 죽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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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잡이를 죽인 상인들』 편은 이렇게 이야기가 끝이 납니다. 길잡이가 없으면, 항해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길잡이를 죽인 상황이 너무나도 황당했는데요. 저희들은 이 상황이 너무 어이가 없다며 웃었지만, 우리의 일상 속에서도 이런 어리석은 행동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어떨 때 이렇게 어리석은 행동을 하게 되는지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는데요.

친구들은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지에 대한 중심이 없을 때, 상인들이 제사장의 말에 흔들리고 귀가 솔깃한 것처럼, 주변에 계속 휘둘리게 되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나의 중심과 방향성이 없기에, 지금 나에게 무엇이 적합한지 판단을 내리지 못하는 것이지요. 『길잡이를 죽인 상인들』 편으로 다시 돌아가 살펴보면, 그들 역시 큰 바다를 건너기 위해 자신들을 대신해서 길을 안내해줄 길잡이를 구했지만, 그들은 길잡이를 제물로 바치게 되었고 자신들도 죽고 말았습니다. 결국엔 길잡이의 존재가 어떤 존재인지, 왜 그들에게 길잡이가 필요했는지에 대한 중심과 방향성을 잃을 때, 우리는 어리석어지는 것이 아닐까요?

재미있는 비유를 통해 설한 경전이라 그런지, 지난 시즌보다는 불교의 텍스트들이 조금은 더 친숙하게 다가온 듯합니다. 물론, 여전히 저희들은 불교의 세계를 헤매고 또 헤맸지만,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서, 혼자서는 가보지 못한 생각의 길을 함께 가보고 조금은 더 깊이 들어가 보기도 했습니다.

다음 시즌에서는 ‘낭송 금강경’ 중 ‘육조단경’과 ‘법구경’을 함께 읽고 필사하며 이야기를 나누어보려고 합니다. 친구들과 얼마나 또 헤매며 웃고 이야기 나눌지 벌써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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